넥센 강정호(26·사진)에게는 가을잔치 경험이 없다. 2006년 현대가 페넌트레이스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당시 신인이었던 그는 2군에 있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을 통해 국제대회를 경험한 국가대표 유격수지만, 가을야구에 대한 갈망이 크다.
올해 기회가 왔다. 넥센은 후반기 치열하게 4강 싸움을 벌이고 있다. 강정호도 2할9푼대의 높은 타율과 14홈런 72타점으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82타점(2012년)이 한 시즌 개인 최다 타점인 사실을 떠올리면 올 시즌 그의 팀 공헌도를 짐작할 수 있다. 어깨도 무겁다. 꾸준함도 중요하지만, 찬스에서 결정타를 쳐야 하는 5번타자이기 때문이다.
강정호도 “(박)병호 형을 거르는 경우가 많으니까 아무래도 내게 찬스가 많이 걸린다”며 “지금보다 타점을 더 올려야 한다”고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다. 실제 그는 남은 페넌트레이스의 키플레이어다. 올해 김민성이 맹활약해주면서 부담은 많이 줄었지만, 이택근∼박병호∼강정호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가 살아나면 팀 타선의 무게감은 달라진다.
다행히 강정호는 6∼7월 침체기에서 벗어나 8월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는 “2타수 무안타면 세 번째 타석 때 홈런을 치고 싶어 욕심을 부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생각을 바꾸면서 조금씩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다”며 “타율 3할대에 복귀하고 타점을 지금보다 더 많이 올려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뿐이다. 내 앞에 병호 형도 있고 민성이도 잘해주고 있어 믿고 가는 부분도 있다. 그게 우리 팀의 힘”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는데, 관중도 많고 재미있을 것 같다”며 “관중 많은 곳에서 역점 홈런을 치면 얼마나 좋겠나. 가을야구를 하기 위해 남은 시즌 동안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