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홍명보 감독의 데뷔 무대였던 7월 동아시안컵은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소득이 전혀 없는 건 아니었다. 희망도 발견했다. 특히 김진수(21·알비렉스 니가타)라는 든든한 왼쪽 풀백을 발굴한 점은 최대 수확 중 하나였다.
김진수는 177cm 신장으로 큰 체격은 아니지만 적극적인 오버래핑과 롱 스로인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홍 감독은 김진수에 대해 “오래 전부터 꾸준히 지켜봤다. 좋은 자원이다”라고 칭찬했다. 실제 홍 감독은 작년 런던올림픽을 준비할 때부터 그를 살펴온 것으로 알려진다.
변수가 없는 한 이번 페루와 평가전에도 김진수의 선발 출격은 확실하다. 홍명보호 2기 승선 멤버 가운데 왼쪽 풀백은 타 포지션에 비해 경쟁자가 적다. A대표팀은 2011카타르아시안컵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 이영표(밴쿠버)의 공백을 채울 왼 측면 자원을 찾고 있었다. 2년여 간 여러 선수들이 A대표팀을 오갔지만 100%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홈 감독의 부임 전까지 지휘봉을 잡았던 조광래 전 감독과 최강희 전 감독 모두 좌우 측면의 안정감에 사활을 걸었고 많은 실험을 해왔다.
김진수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붙박이 멤버로 남느냐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하느냐는 페루전 한 경기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냉정한 홍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서는 피사로(바이에른 뮌헨)-파르판(샬케04) 등 독일 분데스리가를 누비는 페루 공격진을 효율적으로 봉쇄해야 한다. 페루전은 아시아권 스쿼드가 나설 마지막 A매치다. 독일과 영국에서 뛰는 왼쪽 풀백 경쟁자는 두 명이다. 독일은 박주호(마인츠05),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에는 윤석영(QPR)이 버티고 있다.
내년 브라질월드컵 최종 엔트리(23명)에는 포지션 안배에 따라 왼쪽 풀백에 많아야 두 명이다. 수원에서 진행된 이틀간의 담금질을 마친 김진수가 사활을 걸어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