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14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 대륙의 ‘다크호스’ 페루와 평가전을 치른다. 페루는 유럽 무대를 누비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한 강호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도 결코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이다. 2무1패 초라한 성적의 7월 동아시안컵에 이은 4번째 A대표팀 승부다. 당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지만 한 골에 그친 저조한 골 결정력이 화두가 됐다. 당시 졸전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8월 랭킹도 56위까지 내려앉았다. 한국이 50위권 밖으로 추락한 건 2007년 7월 이후 6년 여 만의 일. 따라서 8월의 유일한 평가전인 페루전은 내용도 결과도 모두 잡아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홍 감독도 13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2014브라질월드컵을 위해 우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연계성이라는 측면에서 좋은 기회”라며 “선수 교체도 공격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필승의 의지를 불태웠다. 이어 “지금은 선수들과 신뢰를 쌓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만 대표팀 감독이 결과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결국 축구는 득점으로 말하는 스포츠. 핵심은 홍명보호의 기본 포맷인 4-2-3-1시스템의 최전방을 맡을 원 톱이다. 홍 감독은 페루전을 위한 공격 카드로 김동섭(24·성남), 조동건(27·수원)을 뽑았는데, 이 중 김동섭의 선발 출전이 유력해 보인다. 동아시안컵에 나섰던 공격수 가운데 유일하게 홍명보호 2기에도 뽑힌 김동섭은 스승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낙제점. 동아시안컵 당시 김동섭은 호주, 일본전에 선발로 나섰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다시 기회를 잡은 마당에 해결사로서 뭔가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과정에 충실하되, 결과(골)도 따라오도록 하겠다”는 김동섭의 말에 홍 감독은 “기자회견에 동행시키면 실전에서 골을 넣을까 기대하고 있다. 인터뷰 참석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면 기분 좋은 징크스 아닌가. 꼭 실력으로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페루의 세르히오 마르카리안(69) 감독은 “우리가 월드컵 예선 5위에 오르면 아시아와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평가전이지만 신중한 경기를 펼치겠다. 동아시안컵을 분석했을 때 한국은 신체 조건이 좋고 빠르며 조직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