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페루와 국가대표팀 평가전
“첫승보다 선수 신뢰 쌓는게 우선” 수비보다 공격조합 실험에 초점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44)은 페루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둔 1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공격수 김동섭(24·성남)을 데리고 나왔다. 지난달 동아시안컵 대회 공식 기자회견 때는 홍 감독과 함께 대표팀 주장 하대성(28·서울)이 참석했다.
김동섭을 기자회견 참석자로 정한 이유를 묻자 홍 감독은 “지금 가장 좋은 상태에 있다”며 치켜세웠다. 김동섭은 동아시안컵이 끝난 뒤 소속 팀 성남에 복귀해 치른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에서 3경기 연속 골을 넣었다. 동아시안컵에 출전했던 공격수 3명 중 페루와의 평가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건 김동섭뿐이다.
홍 감독은 “그동안 우리 팀의 문제로 지적됐던 부분이 골 결정력인데 지난 주말 경기에서 멋진 헤딩골을 넣었다”며 김동섭을 칭찬했다. 평소 잘 웃지 않는 데다 웬만해선 농담을 하지 않는 홍 감독이지만 “기자회견 한 번 하면 골을 넣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데려왔다(웃음). 김동섭은 평소 말이 많은 선수가 아닌데 이제는 자신을 어필할 필요도 있다”며 김동섭을 앞세웠다. 홍 감독의 이런 발언은 동아시안컵 3경기에서 1골에 그치면서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 부족이 대표팀의 가장 큰 문제로 집중 거론되자 공격수의 기를 살려주려는 배려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김동섭은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A매치 데뷔 무대였던) 동아시안컵 때보다는 부담이 덜하다. 감독님이 중요하게 여기는 과정에 충실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페루와의 평가전은 대표팀의 공격 조합을 시험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경기 상황을 보면서 판단하겠지만 특별한 사정이 생기지 않는다면 선수 교체는 수비보다는 여러 공격 조합을 시험하는 데 활용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페루와의 평가전은 친선 경기여서 선수를 6명까지 바꿀 수 있다. 홍 감독이 교체 카드를 다 쓴다면 20명의 엔트리 중 17명을 점검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홍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부임 후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지만 이번 평가전에서도 결과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홍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이 결과에 신경을 안 쓴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결과가 모든 걸 말해 준다. 대표팀의 경기력이 계속 부진하면 팬들의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팬들의 기대나 결과보다 선수들과의 신뢰 관계를 쌓아나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이 시점에 내게 선택하라고 한다면 과정이 먼저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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