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는 18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인천과 23라운드에서 1-2로 졌다. 김용갑 신임 감독은 데뷔전에서 패하며 쓴 맛을 봤다. 그러나 볼썽사나운 장면은 경기 종료 직후 터져 나왔다. 관중들은 심판판정에 항의하며 본부석 정문 바깥을 에워쌌다. 100여명의 관중이 욕설 섞인 거친 목소리로 심판을 비난했다. 두 차례의 페널티킥(PK) 판정이 도화선이 됐다. 강원은 후반 35분 디오고를 수비하는 과정에서 PK를 내줬다. 동점이 됐고 곧이어 1골을 더 먹었다. 강원도 기회가 있었다. 후반 46분 박상진이 문전 앞에서 상대 수비수와 경합 도중 넘어졌다. 강원 팬들이 모두 환호하며 PK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심판은 시뮬레이션으로 보고 경고를 줬다. 경기장 분위기는 순식간에 썰렁해졌다. 팬들은 이날 주심이 7월6일 대구전 원정에서 편파 판정했던 같은 심판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강원 임은주(사진) 사장은 성난 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거기까진 좋았다. 그러나 심판판정에 대한 이의 제기는 옳지 못했다. 임 사장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고 심판배정 문제도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심판판정은 연맹에 맡겨야 한다. 임 사장만큼 심판운영 메커니즘을 잘 알고 있는 전문인도 드물다.
반면 강원 구단의 장내 질서는 형편없었다. VIP석에서 벌어진 촌극은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한다. 일부 지역 인사들은 안하무인이었다. 김정남 프로연맹 부총재와 인천 조동암 사장 등이 함께 있던 VIP석에서 상식 밖의 행동을 일삼았다. 심판을 욕하면서 그라운드에 난입하려고 했다. 경호요원과 수차례 몸싸움을 벌였다. 믹스트존에선 더욱 가관이었다. 선수들과 심판이 믹스트존을 향해 나오는데 막무가내로 이들에게 달려들었다. 경호요원의 제지가 없었다면 큰 사고가 생길 뻔했다. 경찰은 1시간 넘는 시간 동안 성난 관중을 막느라 진땀을 흘렸다. 연맹은 20일 매치 코디네이터와 경기감독관의 보고서를 취합해 회의를 연다. 구단의 안전관리 소홀과 사후 조치를 두루 평가해 상벌위원회 회부나 경고 조치를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