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왕국’ 불펜이 흔들…방어율 4.82 ↑ SK 4강행 박차…두산은 선두권 조준 매 경기 4강 총력전 넥센도 만만찮아
한국시리즈 3연패를 노리고 있는 삼성이 운명의 시험대에 오른다. 20일부터 대구에서 SK∼두산∼넥센과 홈 6연전을 치른다. LG와 게임차 없이 승률에 앞서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은 이 6연전에서 선두 독주 태세를 갖출 수도 있지만 만만찮은 상대들과 맞붙어야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선두자리를 내줄 수도 있다. 한마디로 기로에 서있다.
SK는 7위까지 떨어졌다가 8월 무섭게 승수를 쌓으며 4강 진입의 열망을 드러냈다. 불펜진이 안정된 게 큰 힘이다. 실제 전반기 4.73이었던 구원진 방어율이 후반기만 따지면 2.47(1위)로 좋아졌다. 팀 특유의 응집력도 되살아나며 빠르게 승수를 쌓고 있다. 두산도 호시탐탐 선두탈환을 노리고 있다. 지난주 6연전에서 5승1패의 빼어난 성적으로 1·2위에 3게임차까지 따라붙었다. 삼성과의 상대전적도 5승6패로 팽팽하다. 4위 넥센은 4강 싸움에서 멀어지지 않기 위해 게임마다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게다가 이택근∼박병호∼강정호로 구성된 클린업트리오를 비롯해 타선이 한 번 가동되면 막기 쉽지 않다. 상대전적에서도 8승1무5패로 앞서 삼성에 가장 강한 팀이 넥센이다.
삼성 내부적으로도 불안요소가 있다. 9개 구단 중 가장 견고했던 불펜진이 흔들리는 게 뼈아프다. 삼성 구원진 방어율은 전반기까지 3.65로 LG(3.20)에 이어 두 번째로 좋았다. 그러나 후반기는 19일까지 4.82로 치솟았다. 후반기만 따지면 9개 구단 중 롯데와 함께 가장 안 좋은 수치다. 삼성이 페넌트레이스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지난해와 비교해도 차이가 극심하다. 지난해 삼성의 구원진 방어율은 2점대 중반(2.64)이었다. 그러나 현재 안지만 오승환을 제외하고 확실한 필승조가 없다. 이들도 최근 완벽한 모습은 아니다. 심창민이 있지만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리며 볼을 못 던지고 있다. 물론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다. 삼성이 팀을 추스르고 6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하면 오히려 우승권에 한 발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과연 승리의 여신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