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는 19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3년 제2차 정기이사회를 열고 승부조작 선수 징계 감면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프로연맹이 지난 달 정기 이사회에서 결정한 ▲승부조작으로 2∼5년 보호관찰 처분 선수들 중 봉사활동 50%% 이상 이행하고 잘못을 반성한 최성국 염동균 권집 등 18명의 보호관찰기간을 절반으로 경감하고 ▲영구제명 인원 중 법원으로부터 단순 가담으로 분류된 5명에 대해 보호관찰 1년과 봉사활동 대상자로 전환하는 등의 징계 감면은 ‘없던 일’이 됐다. 단, 금품수수는 했지만 승부조작은 하지 않은 것으로 법원에서 선고받은 김지혁 등 4명의 징계는 조정의 필요성이 인정돼 추후 프로연맹과 논의하기로 했다.
축구협회 안기헌 전무이사는 브리핑을 통해 “승부조작 관련자들은 금년도 선수등록이 불가능해졌다. 이사회는 (승부조작) 관련 사안을 거론하는 게 맞지 않다는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결국 최성국 등은 국내뿐 아니라 ‘승부조작 가담자들을 퇴출시켜야 한다’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강경한 입장에 따라 해외 어느 곳에서도 뛸 수 없다.
이미 축구협회의 결정은 거의 가닥이 잡혀 있었다. 이사회는 절차였다. 범법자 복귀를 반대하는 축구계 정서를 무시할 수 없었다. 축구협회 곽영철 징계위원장도 “여론의 동향을 잘 알고 있었다. 당연히 참조했다”고 설명했다. 축구협회 정몽규 회장도 최근 “먼저 (용서할) 여건이 조성됐는지부터 판단해야 한다”며 시기상조라는 점을 시사했다.
프로연맹도 이를 감지하고 있었다. 한웅수 사무총장은 “최근 프로연맹이 K리그 경기장에서 사설 스포츠베팅 관련자들을 색출한 결과 21명(중국 18명, 한국 2명, 영국 1명)을 찾아 경찰서로 넘기는 등 적법 조치를 취했다. 불법 스포츠도박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며 축구협회 이사회 결정을 따르겠다는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