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View]두산 이용찬 “길어진 재활·스트레스…가을야구로 만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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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26일 07시 00분


두산 이용찬(오른쪽)은 2월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 몰두해왔다. 최근 불펜피칭을 소화하며 복귀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린 이용찬이 합류하면 두산 마운드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이용찬이 트레이너의 도움 속에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 잠실|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두산 이용찬(오른쪽)은 2월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 몰두해왔다. 최근 불펜피칭을 소화하며 복귀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린 이용찬이 합류하면 두산 마운드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이용찬이 트레이너의 도움 속에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 잠실|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재활 안간힘 두산 이용찬

2월 청천벽력같은 팔꿈치뼛조각 제거 수술
지난해 ‘마무리→선발’ 전환때 무리가 갔다

이젠 불펜피칭 30개…9월 최종 복귀 목표
시즌 막판 과부하 걸린 마운드에 힘 보탤 것

두산은 올 시즌 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홈런을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전만 해도 두산은 안정된 선발투수진에 더 후한 평가를 받았다. 한 야구 관계자는 “투수진이 작년 같았다면 올 시즌 1위는 두산이 아니었겠는가”라고 말한다. 오히려 두산은 시즌 내내 투수진 때문에 골치를 썩었다. 여기에는 지난 시즌 10승(11패)을 거둔 이용찬(24)의 부상 이탈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당초 두산은 올 시즌에도 이용찬이 선발 한 자리를 맡아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그는 미야자키 전지훈련 도중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2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았다. 꿈에 그리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도 물거품이 됐다. 시즌 막판 불펜에 과부하가 걸린 두산은 이용찬이 그립다. 팬들도 마찬가지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이용찬이 복귀하면 불펜요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며 “(이)용찬이가 가세한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두산이 애타게 기다리는 이용찬, 그는 과연 언제쯤 돌아올 수 있을까.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재활은 잘 진행되고 있는가. 어느 정도의 단계인지 궁금하다.

“하프피칭 과정은 끝냈고, 지금은 불펜피칭을 30개 정도 하는 수준이다.”

-통증이 재발하기 전, 잠실구장에서 불펜피칭을 하는 걸 봤다.

“그 때는 공 50개를 100% 힘으로 던졌다. 그러다 통증이 심해져서 한 달 반 정도 통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쉬다가 다시 재활을 시작했다.”

-수술 후 재활 때는 회복속도가 빠르다 싶었는데?

“피칭에 들어가기 전까지 상태가 무척 좋았다. 통증이 전혀 없었다. 막히는 것 없이 재활이 잘 진행됐다. 피칭에 들어가서부터 조금씩 상태가 안 좋아졌다. 하프피칭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속도를 붙이면서 통증이 왔다. 예전에도 아픈 걸 참고 던졌으니 이번에도 참고 넘겨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더라.”

-아픈 것은 둘째 치고 스스로에게 실망이 컸을 것 같다.

“솔직히 올 시즌을 접을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공 던지던 놈이어서 그런지, 재활운동이 끝나고 야구 중계를 보면 빨리 던지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리더라. 자칫 마냥 쉬고 있다가는 ‘올 시즌 1경기도 못 던지고 끝나겠다’ 싶어 다시 마음을 다잡고 운동강도를 높여가면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부상징조가 있었는가.

“마무리를 하다가 선발로 전환하면서부터 아프기 시작했다. 한 번에 100개 이상을 던지다 보니 더 무리가 간 모양이다. 팔꿈치에 힘이 덜 가게 하려다 어깨까지 아팠다. 전반기에는 그래도 참고 던질 만했는데, 후반기에는 아파서 아예 힘을 주지 못했다.”

-지난해 후반기 구속이 떨어진 이유가 통증 때문이었나.

“그렇다. 제구와 완급조절로 버텼다. 그런데 내가 제구가 좋은 투수는 아니지 않은가. 후반기 성적이 좋지 않았던 이유다.”

-그 와중에도 팔꿈치와 어깨에 무리가 많이 간다고 알려진 포크볼은 꾸준히 던지지 않았는가.

“포크볼을 던질 때는 통증이 없었다. 직구와 슬라이더를 던질 때 아팠다. 직구는 안 던질 수 없으니 통증을 참고 던졌고, 슬라이더는 포기했다. 슬라이더를 던지고 나면 그 다음에는 아예 공을 한 개도 못 던질 것 같았다. 슬라이더는 힘을 덜 들여 던질 수 있는 커브로 대체했다. 포크볼은 안 아파서 던진 것인데, 상대 타자들이 잘 속았다. 결과도 좋고 통증도 없다보니 자꾸 던졌다.”

-그 정도로 아팠다면 올해 스프링캠프를 가기 전에도 이미 통증이 있었던 것인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팔꿈치와 어깨가 너무 아파서 마무리캠프를 가지 못했다. 대신 재활을 했다. 팔꿈치, 어깨 재활을 동시에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트레이너와 상의한 끝에 어깨부터 재활하기로 했다. 팔꿈치는 아파도 어느 정도 참고 할 수 있지만, 어깨가 상하면 아예 팔을 돌리지 못하니 어깨를 먼저 100%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불펜보직을 더 선호했던 이유가 통증 때문이었나.

“불펜은 많아야 30개를 던진다. 매일 던진다는 부담이 있지만, 잠깐의 통증은 참아낼 수 있었다. 선발은 100개 이상을 던져야 하니 부담도 있었고, 컨디션을 조절하는 4∼5일간 팔꿈치가 펴지지도 않을 정도로 딱딱하게 굳어 버리기도 했다. 굳으면 트레이너가 찜질을 해줘서 겨우 풀고 공을 던졌다. 공을 던지는 과정에서 뼈가 부딪쳐 자라는 것이기 때문에 불펜을 했어도 어떻게든 통증이 문제가 됐을 것이다. 재활을 하면서 통증이 가라앉았는데, (스프링)캠프 가서 공을 던지니 다시 아팠다.”

-지난해 10승을 했으니 팀도, 팬들도 기대가 높았다. 게다가 WBC 대표팀에 뽑히기까지 하지 않았나.

“무조건 10승을 넘겨야 욕 안 먹겠구나 싶더라. 그래서 재활을 하면서 준비도 많이 했고….”

-WBC에 대한 의욕이 대단했던 것으로 들었다. 통증이 심해지면서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별의 별 생각을 다 했다. WBC가 야구선수들에게는 올림픽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언제 또 기회가 올지 모른다. ‘꾹 참고 던진 다음에 수술할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야구를 1, 2년 하고 그만 둘 거는 아니니깐, 빨리 수술해서 조금이라도 빨리 복귀해 시즌을 뛰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병원에서 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스프링)캠프에서 통증이 심해졌을 때 ‘무조건 수술하겠구나’ 싶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만, ‘인대가 끊어진 것만 아니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뼛조각 때문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재활에 3개월 정도 걸린다고 해서 적어도 올스타 휴식기 즈음에는 복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재활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

“뼛조각을 제거하는 것이랑 뼈를 깎아내는 거는 다르다. 정명원 코치님이 선수시절 나와 똑같은 수술을 했는데, 재활을 마치기까지 1년이 걸렸다고 하더라. 코치님이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코치님 말대로 칼을 댄 부위의 조직들이 다시 자리를 잡아가는 데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재활이 길어지는 데에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본인 아니겠는가.

“그렇다. 시즌 전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은 안지만(삼성) 선배는 일찌감치 던지고 있다. 그래서 주변에서 ‘안지만은 벌써 던지고 있는데 너는 왜 이리 늦느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 굉장한 스트레스다.”

-복귀는 언제쯤 가능할 것 같은가.

“언제 복귀한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일단 9월초 복귀를 목표로 훈련하고 있다.”

-기대감이 높으니 복귀해도 부담스러울 것 같다.

“팀이 잘하고 있는데 내가 던져서 말아먹기라도 하면…. 많이 쉬어서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스프링캠프 때 공을 많이 던지면서 내 공을 다듬었어야 했는데, 그럴 시간이 없지 않았나. 스피드도 이전보다 떨어졌겠지만 그래도 145km는 나오지 않을까.”

-아파서 못 던진 걸 ‘가을야구’에서 만회하길 바란다.

“고맙다. 포스트시즌의 그 긴장감과 희열을 잊지 못한다. 이미 개인성적을 내는 것은 물거품이 됐으니, 팀 성적만 바라보겠다. 어떻게 해서든지 팀이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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