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한국시간) 영국 볼턴의 리복 스타디움에서 열린 볼턴과 퀸즈파크레인저스(QPR)의 챔피언십(2부 리그) 4라운드는 후반 10분 앤디 존슨의 결승골을 앞세운 QPR이 1-0으로 이겼다. 풀타임을 소화한 이청용(볼턴·사진)이 패배를 안은 반면 윤석영(QPR)은 출격 기회를 잡지 못했다. 9월 열릴 A매치(대표팀 간 경기) 때 홍명보호에 승선하는 둘은 킥오프를 앞두고 몸을 풀 때나 하프타임이 끝난 뒤 그라운드로 향할 때 짧게 마주쳐 눈인사와 가벼운 어깨동무로 끈끈한 정을 나눴을 뿐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지 못했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이적설로 시끌시끌한 요즘이지만 이청용은 잠잠하다. 2년 내리 챔피언십에 앉혀두기에는 아깝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빅 클럽으로 옮길 가능성은 거의 사라진 분위기다. 한국 선수들을 둘러싸고 숱하게 흘러나오던 이적 루머조차 이청용은 자유롭다. 계약기간이 2년이 더 남았고, 볼턴의 더기 프리드먼 감독이 일찌감치 “이청용을 팔 생각이 전혀 없다”고 못 박은 것도 현 상황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
이날 이청용의 움직임은 아주 좋았다. 특히 인상적인 건 이청용이 주로 뛰던 오른쪽 측면이 아닌,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한 모습이다. 여러 번 과감한 공격을 감행한 그는 전반 두 차례 프리킥을 유도하는 등 에이스로서의 역할을 다하고도 정작 결실은 얻지 못했다. 이청용의 활약과 대조적인 볼턴의 하위권 추락, 벤치를 지키는 윤석영을 더 괴롭게 하는 QPR의 연승 행진, 챔피언십 코리안의 희비는 이렇게 엇갈리고 있다.
이청용의 마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였다.
이적 여부에 그는 “아직 볼턴에 남을 것 같다. 처음 영국에 진출했을 때는 볼턴을 발판 삼아 더 큰 팀, 큰 무대로 나가겠다는 의지였지만 지금은 타이밍이 아니다. 내가 부상당했을 때 팀이 챔피언십에 강등됐다. 혹여 떠나더라도 좋은 상황에서 이적하고 싶다”는 의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