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류현진 ‘1회에만 6피홈런’ 징크스 넘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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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26일 07시 00분


류현진. 동아닷컴DB
류현진. 동아닷컴DB
보스턴전 1회 구속 89∼92마일 불과
곰스에 스리런 통타…1회에만
4실점
몸이 늦게 풀려 초반 위기·실
점 많아
‘1회 징크스’ 극복해야 신인왕도 가능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들은 보통 100개 안팎의 공을 던진다. 대부분의 경우 이닝이 거듭될수록 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구속도 점차 감소된다.

그러나 류현진(26·LA 다저스)은 정반대다. 1회에는 직구 구속이 시속 90마일(145km) 언저리에 머물다가 경기 중반 이후 그날의 최고 구속을 찍을 때가 많다. 25일(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회 조니 곰스에게 좌중월 3점홈런을 맞을 때 류현진은 시속 90마일짜리 직구를 높게 던졌다. 1회 류현진이 던진 13개의 직구 구속은 89마일(143km)에서 92마일(148km)이었다. 이중 92마일을 찍은 직구는 딱 한 개였다. 류현진의 이날 경기 최고 구속은 5회초 셰인 빅토리노를 상대로 던진 93마일(150km)이었다.

몸이 비교적 늦게 풀리는 스타일인 류현진은 1회 위기를 많이 겪는 편이다. 올 시즌 내준 홈런 13개 중 무려 6개가 1회에 나왔다.


4월 8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 1회 앤드루 매커친에게 2점홈런을 허용했지만, 다저스는 6-2로 역전승했다. 류현진은 이날 메이저리그 첫 승을 거머쥐었다. 5월 1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도 1회 좌타자 카를로스 곤살레스에게 솔로포를 허용했다. 이날도 다저스가 6-2로 역전승해 류현진은 시즌 3승째를 신고했다. 6월 30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선 좌타자 체이스 어틀리에게 1회 우측 담장을 라인드라이브로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내줬다. 클리프 리와 숨 막히는 투수전을 펼친 류현진은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에서 내려왔지만, 9회초 야시엘 푸이그와 맷 켐프의 연속실책으로 승리는 물거품이 됐다. 그러나 다저스는 9회말 AJ 엘리스의 끝내기안타로 4-3 승리를 거뒀다. 8월 14일 뉴욕 메츠전에선 홈런이 3개밖에 없던 후안 라가레스에게 1회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불의의 솔로홈런을 빼앗겼다. 그러나 2회부터 7회까지 추가실점을 하지 않은 류현진은 시즌 12번째 승리를 차지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올 시즌 처음 3점포를 허용한 뒤 2회부터 5회까지 추가실점 없이 잘 버텼다. 그러나 아메리칸리그 최강팀 중 하나인 보스턴전을 상대로 다저스가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회에 약한 징크스에 대해 류현진은 “특별한 이유를 모르겠다. 한국에서도 경기 초반보다 이닝이 거듭될수록 구속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곰스에게 직구를 던지다 3점포를 내준 뒤 변화구 위주로 볼 배합을 바꿨다. 그가 5회까지 기록한 투구수 89개 중 직구는 44개였다. 이날 직구 구사 비율은 49%%. 평상시 직구 구사 비율(60%%)과 비교하면 훨씬 낮은 수치다.


류현진은 앞으로 6차례 정도 더 선발로 출격할 전망이다. 상대팀들은 모두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일 것으로 보인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2차례씩, 콜로라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1차례씩 대결할 가능성이 크다. 샌디에이고는 아직 상대한 적이 없지만 샌프란시스코(1승2패·방어율 2.81), 애리조나(1승·방어율 5.82), 콜로라도(1승·방어율 3.00)는 결코 만만한 상대들이 아니다.

구속이 전부는 아니지만 경기 초반 몸이 덜 풀린 상태에서 코너워크가 이뤄지지 않은 90마일 언저리의 직구로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압도하기는 힘들다. 류현진이 시즌 15승 고지를 정복하며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기 위해선 1회 징크스 극복이 중요하다.

다저스타디움|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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