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송신영(36·사진 가운데)은 25일 목동 KIA전에 앞서 의미 있는 선물을 받았다. ‘614’라는 숫자와 ‘2013년 8월 9일’이라는 날짜가 새겨진 흰색 티셔츠 19장이다. 직접 그 중 한 장을 입고 나온 송신영에게 사연을 물으니, “큰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에게도, 그의 팬들에게도 남다른 의미가 있는 숫자와 날짜였다.
송신영은 9일 목동 SK전에서 개인통산 614번째 경기에 등판했다. 현대 유니폼을 입고 2001년 프로 데뷔전을 치른 이후 13시즌만의 기록이다. 이와 함께 LG의 레전드 김용수가 보유한 우완 정통파 투수 최다 등판 기록(613경기)을 다시 썼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용수 선배님의 기록을 넘어서는 것이 목표”라고 말해온 그다. 그래서 더 뜻 깊었다.
그 꿈이 이뤄지자마자 팬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송신영의 등번호인 ‘19’번에 맞춰 19장의 티셔츠를 제작했다. 당연히 후배 투수들도 이 티셔츠를 탐냈다. 송신영은 “(손)승락이가 한 장 달라고 해서 선물했다. 평소 아끼는 (문)성현이와 내 공을 받아준 포수 (허)도환이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담아 나눠줬다”고 귀띔했다.
화려한 조명은 받지 못했지만, 우완 정통파 불펜투수로서 누구보다 꾸준히 프로생활을 해온 베테랑 투수에게는 충분히 기쁘고 자랑스러운 발자취다. 송신영은 “우완 불펜은 많은 이닝을 던지기 때문에 꾸준히 오래 버티기가 쉽지 않은데, 신체적·정신적으로 그 고비를 이겨냈다는 게 내게는 더 의미 있다”고 말했다.
물론 여기가 끝은 아니다. 다음 목표도 있다. 그는 “이제 700경기, 1000이닝을 바라보고 가겠다. 조웅천(전 SK) 선배가 보유한 50승·50홀드·50세이브도 한번 넘어서보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