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뜸해진 초구공략 ‘손아섭의 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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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26일 07시 00분


롯데 손아섭은 이제 팀의 명실상부한 간판타자로 떠올랐다. 그래서 개인기록보다는 팀 성적을 우선 고려해야 하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롯데 손아섭은 이제 팀의 명실상부한 간판타자로 떠올랐다. 그래서 개인기록보다는 팀 성적을 우선 고려해야 하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작년 초구 타율 0.507→올해 0.333 하락
팀 타선 이끄는 역할…수싸움 더 신중하게
타격왕 경쟁 불리한 여건 “내 탓이오” 겸손

롯데 손아섭(25)은 올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 홈런을 제외하면 타격 전 부문(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득점·도루)에 걸쳐 팀 내 1위를 달리고 있다. 최고 교타자의 척도가 되는 최다안타와 타율 부문에선 모두 리그 1위를 다투고 있다.

● 손아섭이 소심해졌다?

손아섭은 올 시즌 스스로에 대해 “소심해졌다”고 말한다. 의외의 대답이다. 초구 좋아하기로 유명한 손아섭의 적극성을 야구에 관심 있는 팬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손아섭은 “올해는 초구에 배트가 나가는 빈도가 줄었다. 노리는 볼이 와도 안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이는 기록에서도 잘 나타난다. 손아섭은 지난해 초구를 노려 71타수 36안타(타율 0.507)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올 시즌은 45타수 15안타(타율 0.333)다. 올 시즌 일정의 80%%를 소화한 시점이지만, 초구 타격 횟수와 타율이 모두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손아섭은 “사실 타격 자체로만 본다면 2011년이 더 좋았다. 그 때는 홈런이나 타점이 지금보다 훨씬 많았다. 앞에는 김주찬(KIA 이적)∼전준우, 뒤로는 이대호(오릭스 이적)∼홍성흔(두산 이적)이라는 좋은 타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앞뒤 안 가리고 적극적 타격을 하는 것이 내 역할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다르다. (강)민호 형, (전)준우 형과 함께 팀 타선을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다. 작전에 맞게 카운트를 길게 끌어가고, 상대 투수와도 수싸움을 펼쳐야 한다. 예전에 비해 신중하게 타격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 타격왕? 갈 길이 멀다!

시즌 내내 고타율을 유지해온 손아섭은 강력한 타격왕 후보다. 현재 타율 1위(0.356)인 채태인(삼성)은 부상으로 빠지면서 규정타석을 채우기 어려워졌다. 변수는 아직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한 LG 주장 이병규(타율 0.369)와 이진영(타율 0.352)의 순위권 진입이다. 손아섭은 “이병규 선배와의 격차가 너무 크다. 나는 타수가 많아 못 쳐도 하락폭이 적지만, 반대로 상승폭도 적다. 순위를 지키는 입장이라면 모를까, 따라가기는 쉽지 않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전 경기를 소화하고 있는 손아섭의 입장에선 시즌 말미가 되면 규정타석을 채울 것으로 보이는 이병규, 이진영이 얄미울(?) 법도 한 상황. 그러나 손아섭은 “시즌 내내 경쟁을 해왔다면 더 좋았겠지만, 규정에 따를 수밖에 없지 않은가. 내가 더 잘 쳤어야 했다. 결국은 내가 부족한 탓”이라며 자신을 낮췄다.

사직|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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