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이민호, NC의 미래를 향해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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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26일 07시 00분


NC 이민호는 스무 살 나이에 마무리에 도전했지만, 일단 실패했다. 그러나 김상엽 불펜코치에게서 전수받은 파워커브를 무기로 선발로서의 성공을 꿈꾸고 있다. 스포츠동아DB
NC 이민호는 스무 살 나이에 마무리에 도전했지만, 일단 실패했다. 그러나 김상엽 불펜코치에게서 전수받은 파워커브를 무기로 선발로서의 성공을 꿈꾸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김상엽표 파워커브’ 연마 구슬땀

김경문 감독 기대 부응하고자 제 3의 구종 장착
김 코치, 투심 그립 130km대 파워커브 전수
훈련 석달만에 실전 활용 시작…“슬슬 감 온다”

NC 김경문 감독은 “이민호(20)가 한국프로야구에서 손꼽히는 투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시속 150km대의 직구와 두둑한 배짱 등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마무리였던 이민호를 잔여시즌 롱릴리프로 활용해 더 많은 투구 기회를 줄 계획이다. 미래의 선발 후보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직구-슬라이더 투피치이던 이민호는 최근 제3의 구종을 장착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최일언 투수코치에게는 포크볼을, 김상엽 불펜코치에게는 파워커브를 각각 전수받았다. 시즌 초에도 잠깐 사용했던 포크볼과는 달리 커브는 이민호가 처음 시도하는 구종이다.

● 김상엽표 파워커브? 투심 그립으로 던진다!

김상엽 코치는 현역 시절 시속 130km대 중반의 파워커브로 명성을 날렸다. 1989년 삼성에 입단한 김 코치는 그 해 가을 마티 드메리트(미국) 인스트럭터로부터 파워커브를 배웠다. 데뷔 첫 해에는 2승5패에 그쳤지만, 신무기 장착 이후 다른 투수가 됐다. 1990년에는 12승6패18세이브를 거뒀고, 1993년에는 탈삼진왕(170개)에도 올랐다. 보통의 투수들은 커브를 던질 때 중지와 검지를 붙여 실밥 하나에 걸친다. 그러나 김 코치는 투심패스트볼 그립으로 커브를 구사했다. ‘커브의 달인’ 김원형(SK 코치) 역시 같은 그립을 썼다. 둘의 커브 스승은 모두 드메리트다. 김상엽 코치는 “찰리 등 외국인투수들에게 물어보니, 미국에서 빠른 커브를 던질 때 사용하는 그립이라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 영건의 도전…파워커브 장착으로 투피치 한계 극복할까?

이민호는 5월부터 김상엽 코치로부터 파워커브를 전수받고 있다. 올 시즌 제3구종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1군 타자들의 기술은 워낙 좋다. 직구와 슬라이더는 한 타이밍에 방망이가 나오다가도 걸릴 수가 있다”고 했다. 고교시절 이민호의 무기는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이었다. 그러나 프로 입단 이후에는 체인지업을 지웠다. 프로에서 통할 수준이 되지 않아 두드려 맞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이제 파워커브를 본격적으로 연마한지 3개월이 지났다. 투심 그립으로 커브를 던지는 것이 아직도 어색하지만, “슬슬 감을 잡고 있는 것 같다”는 게 본인의 설명이다. 이제는 실전에서도 활용하기 시작한 단계다. 이민호는 구원으로 나와 호투(5.1이닝 1실점)한 22일 목동 넥센전에서 포크볼(11개)과 함께 1개의 커브를 던졌다. 김 코치는 경기 종료 후 이민호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결과는 좋았지만, 내 평가는 0점이다”라며 커브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커브를 잘 던지기 위해선 팔의 각도도 중요하다. 종으로 떨어지는 궤적을 만들기 위해선 아무래도 정통파 투수가 유리하다. 김 코치는 “이민호가 커브를 잘 구사할 수 있는 팔의 각도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민호는 “투피치의 한계를 극복하고 싶다. 올 시즌이 끝난 뒤에도 꾸준히 파워커브를 연마해 내 것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창원|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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