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윤성환(32·사진)은 국내에서 제구력으로는 첫 손에 꼽히는 투수다. 비록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0km대 초반이지만, 정교한 제구력과 완급조절로 디펜딩 챔피언 삼성의 주축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커브는 낙차폭이 큰 데다, 제구까지 완벽에 가까워 그의 주무기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컨트롤 아티스트’ 윤성환에게도 제구가 되지 않는 구종이 있다. 바로 포크볼이다. 지난해까지 그는 포크볼을 던지지 않았다. 윤성환은 25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구종이 하나 더 있으면 레퍼토리가 더 다양해질 수 있겠다 싶어 포크볼을 던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익힌 까닭에 아직 완성도가 만족스럽지 않다. 이로 인해 결정구로 사용하기보다는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상대 타자에게 ‘보여주기’ 차원에서 포크볼을 구사하고 있다. 윤성환은 “투 스트라이크 상황이나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을 때 하나씩 던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제구가 완벽하지 않다보니 실투도 나오고, 상대에게 장타를 허용하는 일도 적잖다. 23일 대구 두산전 5회초 민병헌에게 내준 홈런도 실투성 포크볼에서 비롯됐다. 윤성환은 “스트라이크에서 볼로 떨어져야 하는데, 볼이 덜 떨어지면 낙차 변화 없이 그대로 스트라이크로 간다. 그 때 장타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모든 것이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 윤성환은 “맞아 나가면서 포크볼을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 느끼는 것 아니겠는가. 긍정적으로 생각하겠다”면서도 “그래도 홈런 맞는 건 정말 기분 좋지 않은 일”이라며 승부욕을 드러냈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윤성환의 포크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