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의 이름에 일단 밑줄을 그어야겠다. 올 겨울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는 추신수(31·신시내티)가 안착할 구단 후보 가운데 하나로 말이다. 최근 컵스가 FA 추신수를 영입하는 안을 추진해왔다는 보도가 연이어 나왔다. 그게 사실이라면, 컵스는 아마도 추신수의 희망에 완벽하게 매치되는 팀일 듯하다.
컵스는 요즘 한창 리빌딩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수년 안에 우승을 노리기 위해 젊은 선수들을 여럿 영입하고 있다. 당연히 추신수는 좋은 추가자원이 된다. 추신수를 중심으로 외야를 만들 수 있다. 또 추신수의 장타 능력은 그리 크지 않은 컵스의 홈구장 리글리필드에서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미래의 컵스 리드오프로 최상의 후보다.
그러나 진짜로 흥미로운 부분은 컵스 이적이 추신수의 사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추신수의 아내 하원미 씨는 시카고라는 도시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시카고 역시 수많은 미디어가 활동하는 지역이긴 하지만, 추신수에게 이미 관심 있다고 알려진 메츠의 연고지 뉴욕이나 LA만큼 그 부담이 크지는 않을 것이다.
추신수의 소속팀 신시내티는 지난달 ‘코리안 위크’ 동안 LA를 방문했다. 이때 추신수에게 많은 경기 외적인 임무들이 주어졌다. 그는 경기 전과 후에 수많은 인터뷰를 했는데, 그의 경기 전 루틴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추신수는 최근 대화에서 “며칠 동안 그런 경험을 충분히 즐겼다. 그러나 시즌 내내 같은 일을 겪는다면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추신수가 다른 지역에 비해 주목도가 높은 LA나 뉴욕에서 뛸 경우 다소 어려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시카고는 그런 의미에서 행복한 ‘중간’ 지역이다. 너무 많은 시간이나 주의를 경기 외적인 부분에 할애하지 않으면서도, 좋은 FA 계약으로 그간의 성과에 대한 수확을 할 수 있는 장소다. 추신수는 매 경기 아주 충실한 태도로 접근한다. 그가 최고의 플레이를 선보이는 데 방해가 되는 그 어떤 장애물도 원하지 않는다.
올 시즌 내내 추신수의 FA와 관련해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그 역시 가끔 FA에 대해 생각한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꼭 그것만을 위해 최선을 다한 게 아니다. 현재 추신수의 가장 중요한 포커스는 신시내티와 함께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는 것이다. 다만 2014년 다른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높고, 컵스는 그 가능성들 가운데 하나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