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국프로야구에도 엄친아가 있다. 빼어난 개인 실력으로 우등상을 예약하고, 여기에 개근상까지 노리는 이들이다. 27일 현재 9개 구단 선수 중 전 경기에 출장한 주인공은 손아섭 전준우 황재균(이상 롯데), 박병호 김민성(이상 넥센), 최형우(삼성), 김종호(NC) 등 7명. 모두 팀의 간판선수 역할을 하면서 ‘개근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7명 중 대수비 또는 대타 등 교체 출장 없이 전 경기에 선발로 나서고 있는 선수는 최형우와 박병호, 2명이다.
● ‘사상 첫 2년 연속 4번타자 전 경기 선발 출장’ 노리는 박병호
최형우가 올 시즌 3번과 4번으로 번갈아 나선 것과 달리 박병호는 개막전 이후 줄곧 팀의 4번타자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전 경기 출장 선수는 박병호를 비롯해 황재균 오지환(LG) 등 3명이었는데, 박병호는 지난해에도 133경기 전 게임에 4번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작년에는 4번으로 전 게임에 나서면서 내 자신을 테스트해보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는 표현이 맞다. 그러나 올해는 또 다르다. 내가 4번타자로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더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는 게 박병호의 말이다. 남다른 책임감 덕분인지, 그는 올해도 홈런과 타점에서 1위를 달리는 등 발군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페이스라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2연패도 가능하다. 박병호가 만약 올 시즌 막판까지 4번타자 선발 출장 기록을 이어간다면, 한국프로야구 최초로 ‘2년 연속 4번타자 전 경기 선발 출장’이라는 의미 있는 기록에 입맞춤하게 된다.
● 황재균 “전 경기 출장, 과소평가 받는 것 같아 아쉽다”
9개 구단 현역 선수 중 최다 연속경기(293게임) 출장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황재균은 27일 광주 KIA전에 앞서 “개인적으로 어느 기록보다 의미를 두고 있는 게 전 경기 출장, 연속경기 출장 기록이다. 그러나 구단이나 주변에선 높게 평가하지 않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전 경기 출장은 빼어난 실력뿐 아니라 철저한 자기관리 없이는 달성할 수 없는 기록이다. 실력을 바탕으로 한 벤치의 믿음과 함께 부상방지 등 자기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 몸이 조금 좋지 않다고, 자신에게 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끔 경기를 쉬고 싶어 하는 선수들도 있게 마련이다. 그런 측면에서 황재균의 주장은 충분히 타당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