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장군을 외치면 FC서울이 곧바로 멍군으로 응수했다. 서울과 전북이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2013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25라운드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빅뱅으로 주목받았다. 서울과 전북은 2009년부터 번갈아 우승을 나눠가졌다. 전북이 2009년과 2011년, 서울이 2010년과 작년에 정상에 올랐다. 경기 전 순위도 전북이 2위, 서울이 4위로 팽팽했다. 또한 두 팀은 최근 가파른 상승세였다. 서울이 7승1무, 전북은 6승2무였다. 최고조로 날이 선 상태에서 맞붙었다. 예상대로 팽팽했다. 결과는 1-1. 박진감 넘쳤던 경기 내용에 비해 득점은 많지 않았다.
● 결정력 때문에…
명승부였다. 두 팀은 90분 내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템포로 공격과 수비를 주고받았다. 난타전도 기대됐다. 하지만 결정력이 부족했다.
서울은 에스쿠데로가 완벽한 3번의 기회를 모두 날렸다. 데얀도 후반 8분 일대일 찬스를 제대로 슛으로 연결하지 못한 뒤 분을 못 이기고 골포스트를 발로 차며 화풀이를 했다. 전북도 비슷했다. 후반 25분 케빈의 강력한 오른발 터닝슛이 김용대의 선방에 막혔고 1분 뒤 김기희의 헤딩은 크로스바를 튕겼다. 전북은 종료직전 골과 다름없는 찬스를 맞았다. 서상민이 골문이 텅 빈 상태에서 슛을 했지만 빗맞으며 땅을 쳤다.
오히려 득점은 세트피스에서 나왔다. 후반 12분 코너킥에서 흘러나온 볼을 전북 케빈이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포문을 열었다. 전북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4분 뒤 서울이 똑같이 코너킥으로 되갚았다. 몰리나의 킥을 에스쿠데로 헤딩으로 연결하고 전북 골키퍼 최은성이 막는 과정에서 혼전이 벌어졌고 데얀이 밀어 넣었다. 데얀은 시즌 10골로 K리그 최초 7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을 달성했다.
● 최의 전쟁도 무승부
노련한 전북 최강희와 패기의 서울 최용수 감독. 최근 2년 동안 K리그 감독상을 나눠 가진 두 사령탑의 ‘최의 전쟁’도 볼만했다.
선발부터 쟁쟁했다. 최강희 감독은 미드필더가 1명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고 이동국-케빈 투 톱을 내세웠다. 파워와 힘으로 서울 수비를 깨겠다는 복안이었다. 최강희 감독은 “무승부는 패배와 같다”며 의지를 보였다. 데얀-몰리나-에스쿠데로-고요한을 모두 출격시킨 최용수 감독도 “팬들에게 정말 화끈한 축구를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후반 중반 이후 아껴뒀던 히든카드 싸움도 흥미로웠다. 최용수 감독이 윤일록을 투입하자 최강희 감독은 티아고와 서상민을 연달아 넣었다. 최용수 감독은 다시 에스쿠데로를 빼고 박희성을 넣어 공격력을 강화했다. 무조건 승부를 보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진검승부는 다음으로 미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