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하루 만에 1차 판매분 400벌이 매진된 LG의 ‘유광점퍼’. 벌당 9만8000원이다. 젊은 팬들이 선뜻 구입하기 쉽지 않은 가격이다. ‘가을야구’에 대한 자부심을 위해서라면 돈도 아끼지 않는 LG 팬들의 충성도는 구단과 선수들조차 놀라게 했다. 이에 대해 LG 관계자들이 재미있는 해석을 내놓았다. 바로 ‘아줌마의 힘’이라는 것이다.
LG는 유독 여성팬이 많은 구단으로 꼽힌다. 지금도 물론 그렇지만, ‘신바람 야구’의 돌풍을 일으켰던 1994년에는 그 인기가 절정에 달했다. 외모와 실력 모두 빼어났던 유지현-서용빈-김재현의 신인 3총사가 돌풍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LG가 엄청난 규모의 열성팬 기반을 다진 해이기도 하다. 당시 교복을 입고 야구장을 드나들던 소녀들은 대부분 결혼해 가정의 경제권을 쥔 주부가 됐다. “덕분에 야구장에서 지갑을 여는 일이 좀더 쉬워졌다”는 해석은 그래서 일리가 있어 보인다.
LG의 한 관계자는 “그 때문인지 올해 유독 주변의 30대 후반 주부들로부터 유지현 코치나 서용빈 코치의 사인을 받아달라는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고 귀띔했다. 1994년 LG의 ‘신바람’을 지지했던 ‘오빠부대’들이 2013년 든든한 ‘아줌마부대’로 변신해 LG의 중흥기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