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빗슈, 현재 225개 탈삼진 ML 전체 1위 12승5패 방어율 2.68…팀 에이스 자리매김
1980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조 차보뉴는 타율 0.289, 23홈런, 87타점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듬해 스프링캠프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가 등을 다친 그는 극심한 타격 난조를 보이며 마이너리그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다. 타율 0.210, 4홈런, 18타점의 초라한 성적으로 1981시즌을 마감한 차보뉴는 이듬해에도 타율 0.214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후 마이너리그에서 부단히 재기를 노렸지만, 끝내 메이저리그로 복귀하지 못한 채 은퇴하고야 말았다. 차보뉴는 지금까지도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2년차 징크스(소포모어 징크스)에 시달린 케이스로 거론된다.
그러나 2012시즌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거머쥔 마이크 트라웃(22·LA 에인절스)과 다르빗슈 유(27·텍사스 레인저스)는 올 시즌에도 특급 성적을 올리며 소포모어 징크스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 마이크 트라웃
에인절스는 올 시즌 가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며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됐다. 팀 내 타자 중 최고 연봉을 받는 조시 해밀턴이 29일(한국시간) 현재 타율 0.236, 19홈런, 60타점에 그치고 있고, 앨버트 푸홀스마저도 타율 0.258, 17홈런, 64타점의 저조한 성적을 남긴 채 부상으로 시즌을 일찌감치 마감했다.
지난 시즌 타율 0.326, 30홈런, 83타점, 49도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수상한 트라웃은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도 타격 트리플 크라운의 위업을 달성한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올 시즌에도 트라웃은 타율 0.332, 23홈런, 81타점, 29도루의 성적으로 지난 시즌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며 메이저리그 최고의 외야수로 발돋움했다.
또 하나 특이한 것은 2년 연속 자신의 생일(현지시간 8월 7일)에 시즌 20번째 홈런을 터뜨렸다는 점이다. 지난해 21번째 생일 때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솔로아치를 그린 트라웃은 올해도 같은 날 레인저스와의 홈경기에서 생일을 자축하는 2점홈런을 뽑았다. 특별한 슬럼프 없이 2년 연속 꾸준하게 활약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장면이다.
올 시즌 트라웃의 연봉은 메이저리그 최저 수준을 조금 웃도는 51만달러에 불과하다. 비록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은 물 건너갔지만, 에인절스는 빅리그 최고의 스타 반열에 오른 트라웃을 중심으로 내년 시즌 대반격을 다짐하고 있다.
● 다르빗슈 유
다르빗슈는 28일 현재 225개의 삼진을 잡아내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탈삼진 부문 2위인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197개)와 3위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맥스 슈어저(196개)를 여유 있게 앞서고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커쇼가 204이닝을 던진 데 비해 다르빗슈는 불과 168이닝을 투구했다는 점이다. 이를 9이닝으로 환산하면 다르빗슈는 무려 12.05개의 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메이저리그에서 9이닝당 탈삼진에서 10개가 넘는 유일한 투수인 그는 12승5패, 방어율 2.68을 마크하고 있다.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다르빗슈는 지난해 거둔 16승(9패)에 근접하는 승수를 따낼 것으로 보이며, 방어율은 지난 시즌보다 1점 이상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레인저스의 에이스답게 다승, 방어율, 탈삼진에서 모두 팀 내 1위를 달리고 있는 그는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부문에서 슈어저의 강력한 도전자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