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수 익산시장의 한마디에 폭소가 터졌다. 이내 흰 유니폼을 입은 한 무리의 선수들 사이에서 “와아!”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8월31일 전북 익산시 국가대표야구전용훈련장에서 열린 2013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 개막식. 대회를 주최한 익산시 측이 더 기뻐했던 이유가 있다. 익산을 연고로 한 여자야구팀이 새로 창단돼 처음으로 참가했기 때문이다. 구단 이름은 ‘전북 익산 어메이징’. 이 시장은 “여성친화도시인 우리 익산이 여자야구의 요람으로 자리 잡은 데다, 익산시 어메이징 야구단이 처녀 출전해 더 뜻깊다”며 박수를 쳤다.
물론 누구보다 설레는 건 선수들이다. 익산시 야구협회에 나온 여자야구단 모집 공고를 보고 평소 야구에 관심 있던 익산 지역 여성 20명이 알음알음 모여들었다. 주말마다 리틀야구단을 지도하는 코치들과 함께 훈련을 했고, 정식 경기에서 실력을 발휘할 날을 꿈꿔왔다. 이들의 열정이 소문나면서 전북은행에서 1000만원을 지원했고, 그 돈으로 유니폼도 갖춰 입게 됐다. 익산 어메이징의 이해정(39) 감독은 “아직 우리 팀 이름으로 정식 경기를 치러본 적이 없다. 이 대회에서 곧 데뷔전을 치르게 되는데, 고향에 있는 이런 좋은 야구장에서 경기하게 돼 기분이 정말 새롭다”며 한 손으로 떨리는 가슴을 억눌렀다.
이 감독의 등번호는 39번이다. 서른아홉이 된 올해 새롭게 야구를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선택한 번호다. 이 감독은 “다른 것 없다. 그냥 야구하면서 치고 던지고 달리는 그 기분이 정말 좋다”며 활짝 웃었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우리 자신감을 갖고 그냥 연습했던 대로만 하자! 함께 야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