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플릿제 K리그 2년 연속 짜릿한 승부 “시즌 반만 치르고 순위” 반대론도 대두 관중 증대 미미…내년 월드컵 변수도
요즘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은 ‘스플릿’에 울고 웃었다. 2년 연속 상위리그에 들기 위해 치열한 다툼이 펼쳐졌고 작년에는 경남, 올해는 부산이 짜릿한 드라마를 썼다. 작년 16팀, 올해 14팀이었던 K리그 클래식은 내년 이후 당분간 12팀으로 운영된다. 내년에도 스플릿 제도가 시행될까. 프로연맹은 고심 중이다.
● 찬반론
스플릿은 우등, 열등 반 개념이다. 우등생끼리 경쟁시켜 상향평준화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상위리그는 슈퍼매치(서울-수원), 철퇴(울산), 닥공(전북), 스틸타카(포항) 등 빅 매치가 즐비하다. 스플릿 반대론자는 형평성의 논리를 내세운다. 하위리그는 내려가면 후반기에 아무리 잘해도 8위다. 시즌을 반만 치르고 최종 순위가 결정되는 게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시즌 말의 강등경쟁을 시즌 중에 한 번 더 치르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구단, 감독의 부담도 크다. 그러나 전쟁으로 비유하자면 지금 K리그는 평시가 아니라 전시다. 어떻게든 팬들의 흥미를 끌고 눈을 사로잡아야 한다. 스플릿이 흥행의 불쏘시개가 된다면 약간의 불공평함이나 구단, 감독들의 부담은 감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관중 증대는 아직
스플릿 제도 시행으로 관중이 늘고 있느냐하는 점은 중요한 포인트다. 작년 상위리그에 들기 위한 정규라운드 최종경기(8월26일 일요일) 관중은 인천-제주(1만4033명), 경남-광주(3101명), 성남-수원(6388명)이었다. K리그 관중은 주말, 주중의 편차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 작년 이들 3팀의 주말경기 평균관중을 조사해보니 인천 5370명, 경남 2953명, 성남 3606명이었다. 상위리그 티켓이 걸린 경기 관중이 평소 주말 관중보다 많긴 했다. 인천은 3배, 성남은 2배 늘었고 경남도 소폭 상승했다. 올해 상위리그 막판 레이스로 큰 관심을 모았던 8월28일 수요일 관중은 부산-제주(2128명), 성남-강원(1183명), 인천-수원(6106명)이었다. 3팀의 주중 평균관중은 부산(2154명), 성남(1867명), 인천(5933명). 거의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조금 줄었다. 물론 스플릿이 시행된 지 2년 밖에 안 돼 표본이 너무 적어 유의미한 통계는 아니다. 그러나 스플릿에 대한 언론과 축구 관계자, 골수팬들의 뜨거운 관심에 비하면 전체적인 팬 층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스플릿의 긴장감이 어떻게 하면 관중 확대로 이어질지 고민해야할 시점이다.
● 월드컵 변수
내년에는 브라질월드컵이 열린다는 점도 변수다. 월드컵이 열리는 해에는 정상적인 리그 운영이 힘들다. 12팀 단일리그로 2라운드를 치르기는 경기 수가 너무 적고, 그렇다면 4라운드로 팀 당 44경기가 돼야 하는데 국가대표 소집일이 두 달 이상 되기 때문에 이 일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3라운드 33경기를 하자니 팀 절반이 홈경기를 손해 본다. 스플릿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정규라운드(팀 당 22경기)와 스플릿라운드(팀 당 10경기)를 합쳐 팀 당 32경기. 경기 수도 적절하고 홈 앤드 어웨이에 따른 불합리함도 없다. 프로연맹은 이 모든 상황들을 분석한 뒤 조만간 이사회를 통해 스플릿 제도 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