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론 20점, 코치론 100점 ‘무관 매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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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타선 이끄는 김무관 타격 코치

김무관 LG 타격코치가 안방인 잠실구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LG 제공
김무관 LG 타격코치가 안방인 잠실구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LG 제공
이제는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31·일본 프로야구 오릭스)를 키운 마이스터(명장)로 불린다. 그러나 그를 키운 8할은 콤플렉스였다.

프로야구 롯데는 2007년부터 5년 연속으로 팀 타율이 0.270을 넘는 불방망이를 자랑했다. 2011년에는 팀 홈런(185개)과 장타력(0.461) 역시 1위였다. 당시 롯데의 타격을 맡아 지도했던 인물은 김무관 현 LG 타격 코치였다.

올해도 LG의 ‘신(新) 신바람 야구’ 중심에 그가 자리 잡고 있다. 2일 현재 LG의 팀 타율은 1위 두산(0.289)에 3리밖에 뒤지지 않는 2위(0.286)다. 득점권 타율(0.302)은 9개 구단 중 유일하게 3할이 넘는다. 김 코치와 함께 국내 타격 이론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던 김용달 KIA 코치의 최근 성과가 좋지 못해 김 코치의 ‘무관 매직’은 더욱 돋보인다.

김 코치는 1992년 태평양에서 처음으로 타격코치 자리를 맡았다. 그러나 프로에서 통산 타율 0.199에 그친 그를 사람들은 쉽게 타격코치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때 결정타를 맞는다. 한 기자에게 “스타플레이어 출신 ○○○하고 무명 선수였던 당신이 있을 때 선수들이 누구 말을 더 믿고 따르겠냐”는 말을 들은 것. 부인하고 싶어도 현실은 현실이었다. 실업야구 한일은행 시절 타격왕을 두 차례 차지했던 김 코치였지만 그가 프로에서 남긴 성적은 4년 동안 1홈런, 20타점이 전부였다.

김 코치가 찾은 돌파구는 공부였다. 김 코치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가 쓴 ‘타격의 과학’ 같은 책을 구해 자비로 번역을 맡긴 뒤 책이 닳도록 읽고 또 읽었다. 비디오 분석 시대가 열리고 나서는 해외 유명 타자들 타격 폼을 분석하느라 숱한 밤을 새웠다.

이를 통해 김 코치는 ‘인앤드아웃 스윙’을 중심으로 한 자기만의 타격 철학을 완성했다. 인앤드아웃 스윙은 처음에는 팔꿈치가 몸쪽에 붙어 나오다가 점점 바깥쪽으로 퍼져 나가는 스윙 형태를 가리킨다. 이렇게 스윙을 하면 몸쪽과 바깥쪽을 가리지 않고 강한 타구를 때려낼 수 있게 된다. 이 스윙 메커니즘의 완성형이 바로 이대호의 부드러운 타격 폼이다.

그가 강조하는 또 한 가지는 ‘무작정 연습만 많이 하지 말라’는 것이다. 김 코치는 “타격은 기술이 50%면 머리가 50%다. 그런데도 그저 습관적으로 연습을 하는 선수들이 많은 게 현실”이라며 “선수들에게 평소에 경기 상황을 미리 떠올리고 연습을 해야 경기 때 본능적으로 나온다고 자주 주문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김무관 LG 코치는?

▽나이
=58세(1955년 3월 2일) ▽출신학교=숭의초-상인천중-인천고-건국대 ▽출신팀=한일은행(실업야구)-삼미-청보 ▽프로 통산 성적=타율 0.199, 1홈런, 20타점 ▽지도자 경력=1986∼1988년 청보 코치, 1989년 태평양 코치, 1990∼1991년 롯데 코치, 1992∼1995년 태평양 코치 및 스카우트, 1996∼2000년 현대 코치 및 2군 감독, 2001∼2003년·2006∼2011년 롯데 코치, 2012년 LG 코치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LG#김무관#타격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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