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28·아스널·사진)이 새 둥지를 찾지 못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이 한국시간으로 3일 오전 일제히 마감됐다. 박주영의 이름은 없었다. 당초 프랑스 현지 언론을 통해 리그1 소속인 생테티엔과 로리앙, 릴 등과 접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끝내 영입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아스널은 이미 박주영을 전력 외 선수로 분류했다. 박주영이 새 팀을 못 찾았다고 해서 아스널 웽거 감독이 그를 출전시킬 가능성은 극히 낮다. 사면초가에 빠진 박주영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 FA자격 얻었나
관건은 박주영이 자유계약(FA) 자격을 취득했느냐 여부다. 박주영이 자유로운 몸이라면 유럽 이적시장 마감일 이후에도 언제든 계약이 가능하다. 중요한 포인트는 박주영이 FA 신분을 인정받으려면 이적시장 마감시한 전에 이미 아스널과 박주영의 서명이 들어간 계약해지 합의서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박주영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였던 프랑스 리그는 이 합의서만 있으면 올 연말까지 언제든 선수등록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아스널이 순순히 계약해지를 해줬을지 의문이다. 아스널은 2년 전 박주영을 데려오며 90억 원 이상 이적료를 썼다. 계약해지를 하면 이 금액을 그냥 포기해야 한다.
박주영과 아스널의 남은 계약기간도 의문이다. 박주영은 2년 전 여름, 아스널과 계약을 맺을 때 공식적으로 계약기간을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당시 3년 계약을 맺어 내년 여름이면 계약이 끝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계약기간이 1년 더 남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유럽축구 이적 전문사이트인 ‘트란스퍼마크트’도 박주영의 계약기간을 2015년 여름까지로 명시해놓고 있다. 계약기간이 1년이 아닌 2년 남았다면 아스널이 박주영을 FA로 놔 줬을 가능성은 더 낮아진다.
최악의 경우 박주영은 올 겨울 이적시장까지 기다리거나 아니면 내년 여름까지 아스널에서 허송세월을 보내야 할 수도 있다. 계약은 돼 있는 만큼 연봉은 꼬박꼬박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선수생활에는 치명타다. 특히 내년 브라질월드컵 출전은 사실상 물 건너간다. 대표팀 홍명보 감독도 3일 파주NFC에서 훈련을 마친 뒤 “선수는 경기에 뛰는 게 중요하고, 뛸 수 있는 팀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대표팀에 뽑힐 수 있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