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대전구장. 두산 선수들은 한화전을 앞두고 각각 타격과 수비, 주루훈련에 한창이었다. 그라운드 한편에선 강성우 배터리코치가 최재훈에게 1대1로 포수의 기본자세를 가르치고 있었다. 그러나 강 코치는 최재훈이 공을 잡고 빼는 모습이 영 맘에 안 드는 모양이었다. 곰곰이 생각하더니 마침 배팅케이지에서 타격훈련을 하던 홍성흔을 불러서는 “한번 보여주라”고 지시했다. 홍성흔(사진)은 강 코치의 말에 두 말 않고 시범을 보였다. 강 코치가 엄지를 치켜세울 정도로 완벽한 폼이었다.
이뿐만 아니었다. 최재훈이 머리 위로 뜬공을 잡는 수비훈련 때도 홍성흔은 호출됐다. 최재훈에게 강 코치가 “공을 포구하기 전 무릎을 굽히면서 안정적으로 잡으라”고 한마디를 건네자, 포수 대선배가 또 시범을 보인 것이다. 홍성흔은 공을 잡아낸 뒤 “아이고 허리야”라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덕아웃으로 돌아왔지만, 역시나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벽한 폼이었다. 마스크를 벗은 지 어느덧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몸의 기억’은 여전했다.
자부심도 남아있었다. 홍성흔은 ‘자세가 나온다’는 말에 “그럼! (포수) 국가대표 출신인데…”라며 씩 웃었다. 개그프로그램에서 한창 유행하고 있는 한마디처럼. “느낌 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