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성배(32)는 시즌 도중 갑자기 마무리투수를 맡았다. 원래 소방수였던 정대현과 김사율이 부진하면서 승리 불펜조였던 김성배가 중책을 떠안았다. 4월 24일 사직 SK전이 그의 시즌 첫 세이브. 그 후 51경기에서 27세이브를 따냈다. 일찌감치 준비한 역할이 아닌 만큼 수차례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8월에만 6세이브를 올리고 방어율 1.04를 기록하면서 팀의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9월의 첫 등판인 3일 목동 넥센전에서 1.1이닝 3안타 2실점으로 하마터면 승리를 날릴 뻔한 게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롯데 김시진 감독과 정민태 투수코치도 김성배에 대한 신뢰와 애정이 굳건했다. 김 감독은 4일 넥센전에 앞서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김성배를 발견하자 “사실 성배를 볼 때마다 안쓰럽다. 중간계투로 나서던 선수가 갑자기 마무리를 하게 됐으니 얼마나 힘들지 짐작이 간다”며 안타까워했다. 물론 아직 김성배에게는 삼성 오승환과 같은 위압감이 없다. 그래도 김성배가 없었다면 올해 롯데의 불펜 운용이 훨씬 더 어려웠을 것은 자명한 일. 김 감독이 “올해는 무조건 성배를 믿고 간다. 우리에겐 성배가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한 이유다.
정 코치도 마찬가지였다. “어려운 자리다. 힘든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처음에는 마무리로 올리면 얼굴이 누렇게 뜰 정도로 긴장하고 힘들어했다. 이제는 많이 좋아지고 편해진 것 같다”고 귀띔했다. 3일 경기의 위기에 대해서도 “직구 스피드가 잘 나오기에 왠지 직구를 많이 던질 것 같아 불안했다. 볼 배합만 조금 더 치밀하게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코치는 “우리 마무리는 김성배다. 세이브 상황이 오면 무조건 올리고 싶은 투수”라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