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13번 김보경 “맨유의 박지성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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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5일 07시 00분


김보경. 스포츠동아DB
김보경. 스포츠동아DB
■ 유럽파 등번호의 비밀

홍정호, 우상 홍명보의 현역시절 20번 애용
손흥민은 최근 에이스 상징하는 ‘7번’ 선호
이청용 일편단심 27번·지동원 행운의 27번


선덜랜드로 임대 간 기성용의 등번호가 4번으로 결정됐다. 이적시장 막판 임대가 결정되는 바람에 기성용이 선택할 수 있는 번호가 많지 않았다. 4번은 기성용이 평소 우상으로 꼽아온 스티븐 제라드가 잉글랜드 대표팀 시절 애용하던 번호라 눈길을 끈다. 프로축구 선수 등번호에는 적지 않은 의미가 담겨 있다. 구단과 정식 계약을 맺고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등번호 선택이다. 시즌 내내 함께 하는 상징이기도 하다. 등번호를통해 선수의 팀 내 위상도 엿볼 수 있다. 올시즌 유럽에서 활동하는 한국 선수들의 등번호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

● 롤 모델 따라

김보경(카디프시티)과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는 ‘롤 모델’의 등번호를 택했다.

김보경은 13번이다. 국내 팬들에게 낯이 익다.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7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며 달았던 번호다. 김보경은 작년 카디프시티에 입단할 때 10번 등 좋은 번호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주저 없이 13번을 달라고 했다. ‘포스트 박지성’을 향한 열망이 느껴진다. 퀸즈파크레인저스(QPR)의 윤석영도 13번이다. 홍정호는 최근 아우크스부르크 전격 입단 후 20번을 골랐다. 역시 국내 팬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번호다.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선수시절 20번을 애용했다. ‘제2의 홍명보’를 꿈꾸는 홍정호와 잘 어울린다.

● 추억을 되살리며

지동원(선덜랜드)은 올 시즌 27번을 달았다. 그는 작년 아우크스부르크에서 27번을 달고 17경기에서 5골을 기록했다. 팀을 강등에서 구해내며 확실한 부활을 알렸다. 지동원은 상승 분위기를 잇겠다는 생각에 선덜랜드에서도 같은 번호를 택했다. 그러나 녹록치 않은 주전경쟁으로 아직까지는 등번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 에이스의 상징 7

손흥민의 등번호를 보면 그가 팀에서 얼마나 큰 기대를 받는지 알 수 있다. 손흥민은 에이스의 상징 7번이다. 오래 전만 해도 에이스는 10번 아니면 11번이었다. 하지만 지형도가 바뀌었다. 7번이 대세다. 세계적인 스타 데이비드 베컴은 전성기 시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7번을 달았다. 베컴의 등번호를 이어 받은 선수가 크리스티아누호날두.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해서도 7번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올해의 선수에 빛나는 바이에른 뮌헨의 리베리도 7번이다. 박지성도 대표팀 은퇴 전 줄곧 7번을 달고 한국축구 에이스로 활약했다.

● 일편단심 & 기타

일편단심 스타일도 있다. 이청용은 2009년 볼턴 입단부터 줄곧 27번을 유지하고 있다. 올 해도 마찬가지다. 이청용은 FC서울 시절에도 27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었다. 박지성은 아인트호벤으로 가며 33번을 택했다. 박지성도 기성용과 마찬가지로 익숙한 번호들은 주인이 이미 정해져 선택지가 별로 없었다. 33번에 대해 그가 한국나이로 33세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볼프스부르크 구자철은 18번, 박주호는 바젤에서 마인츠로 이적하며 3번에서 24번으로 이동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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