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뱅’ 9회말 끝내기 안타… LG 다시 선두

삼성은 KIA에 이틀 연속 덜미

지난달 말 서점에는 ‘김기태의 형님 리더십: LG 트윈스 어떻게 강팀이 되었나’라는 책이 선을 보였다. 책의 공동 저자들은 2장 제목을 ‘믿음의 야구,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고 달았다. 하지만 일부 프로야구 LG 팬들은 “김기태 감독이 믿어야 할 선수는 믿지 않고, 믿지 말아야 할 선수만 믿는다”고 혹평한다.

김 감독 비판자들의 제일 큰 불만은 대주자 기용. 김 감독은 4일 경기 전까지 최근 5경기에서 대주자 10명을 썼다. 그 전 5경기에서 4명을 썼던 것과 비교하면 대주자 기용이 2.5배로 늘어난 셈. 문제는 대주자 10명 중 4명이 도루 실패로 물러나며 경기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4일 SK와의 잠실 경기에서는 대주자가 보름 만의 1위 탈환을 선물했다. 김 감독은 1-1로 맞선 9회말 선두타자 정성훈에 이어 박용택까지 안타를 치면서 무사 1, 2루가 되자 2루에 정주현을 대주자로 넣었다. 정주현은 다음 타자 7번 이병규의 끝내기 안타 때 득점을 올렸다. SK를 2-1로 꺾은 LG는 전날까지 승차 없이 뒤처졌던 삼성을 누르고 선두를 차지했다. 삼성은 이날 대구에서 KIA에 5-7로 패했다.

비판자들이 문제 삼았던 투수 교체 문제도 이날은 문제가 없었다. 이동현에게 6∼8회를 맡기며 SK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김 감독은 “왼손 타자에게는 왼손 투수”라는 법칙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왼손 원포인트 투수 류택현과 이상열을 투입하면서 잘 던지던 오른손 구원 투수를 내리는 일이 잦았다. 그러나 류택현은 왼손 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379나 되고, 이상열 역시 0.305로 3할이 넘는다. 반면 오른손 투수 이동현의 왼손 타자 피안타율은 0.183밖에 안 된다.

올 시즌 LG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할 확률은 사실상 제로다. 김 감독에 대한 비판이 ‘오버’로 보이는 이유다. 하지만 10년이나 가을야구에 굶주렸던 LG 팬들은 ‘그 이상’을 원한다. 이날 승리로 김 감독은 일단 비판을 잠재우는 데 성공했다.

대전에서는 3위 두산이 최하위 한화를 7-5로 꺾고 5연승을 기록했고, 4위 넥센은 목동에서 5위 롯데를 5-2로 누르고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