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텅빈 관중석 왜?

텅 빈 관중석은 왜?

한국대표팀과 아이티의 평가전이 열린 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숭의아레나). 숭의아레나는 작년 3월 개장 이후 인천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처음으로 열린 A매치. 2만 석 규모의 아담한 경기장은 대표팀의 뜨거운 열기와 맞물려 거대한 인파를 이룰 것으로 예상됐다. 금요일 저녁은 부담 없이 축구장을 찾기에도 좋은 시간이다.

축구협회는 인천에서 A매치를 결정했다. 프로축구단의 관중몰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축구팬들이 대표팀 경기를 찾아 직접 함성을 지르고 응원을 하며 프로축구 경기를 찾도록 유도하기 위함이었다. 수원, 인천, 전주 등지를 돌아가며 A매치를 개최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경기 시작 2시간 전이나 1시간 전에도 관중은 쉬이 들어찰 생각을 하지 않았다. 선수들이 입장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본부석과 본부석 맞은편은 텅 빈 좌석을 그대로 드러내며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축구협회 관계자도 차지 않은 관중석을 바라보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관계자는 “인터넷 판매분 티켓이 다 팔리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관중수는 1만3천624명.

축구잔치를 만들려는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경기장 제반 사항은 부족했다. 경기 시작 임박해 자가용을 갖고 숭의아레나를 찾은 관중들은 부족한 주차시설 때문에 애꿎게 경기장만 빙빙 돌았다. 거칠게 항의하며 경기장을 떠난 사람들도 있었다.

홍보도 부족했다. 경기장 주위에는 대표팀 경기를 알리는 몇 개의 현수막이 내걸렸을 뿐이다.

예상됐던 주차난을 대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안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곳을 연고지로 쓰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는 작년 3월 숭의아레나 개장경기에서 원활하지 않았던 티켓 판매와 주차 문제로 만석을 채우지 못했다. 관중들이 화를 참지 못하고 입장도 해보기 전에 경기장을 떠났기 때문이다.

축구협회는 인천 구단과 협조를 제대로 하지도 않았고, 그때의 문제점을 되풀이했다.

인천｜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