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 불펜투입’ 강수를 둔 두산이 KIA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6-5의 승리를 거뒀다. 두산은 7연승을 구가하면서 상위권 경쟁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
두산은 6일 잠실 KIA전에서 1-0으로 근소하게 앞선 5회 위기를 맞았다. 선발 이재우가 5회 무사 1루 위기에서 김주형을 병살로 처리하면서 무난하게 승리투수 요건을 채우는 듯 했으나 이후 제구가 급격히 흔들리면서 세 타자 연속 볼넷을 내준 것.
2사 만루의 위기에서 두산 김진욱 감독은 유희관을 마운드에 올렸다. 두산 팬들은 유희관의 등판에 환호를 보내면서도 주축 선발투수의 등판에 대해 당황스러워했다.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유희관은 공 1개만으로 신종길을 중견수 뜬공으로 막아내면서 위기를 넘겼다. 유희관은 6회에도 등판해 볼넷 1개만을 허용했을 뿐, 1.1이닝을 무실점으로 KIA타선을 막아내며 임무수행에 성공했다.
이후 두산은 7회 오재원의 희생플라이와 대타 오재일의 2타점 2루타로 3점을 보탰고 8회에도 추가득점에 성공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9회 두산은 4점을 뽑아낸 KIA 타선에 추격을 당하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마무리 정재훈이 힘겹게 리드를 지켜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파죽의 7연승을 거두는 동시에 2위 삼성에 0.5경기차로 다가섰다. 두산의 7연승은 2009년(5월 8일 잠실 한화전~5월 15일 잠실 삼성전) 이후 1575일만이다. 유희관은 시즌 9승(4패)째를 올렸다.
김진욱 감독의 유희관 불펜투입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가 됐다. 1일 잠실 삼성전에 등판했던 유희관은 본래 일정대로라면 7일 목동 넥센전에 나서는 것이 정상이다. 단순히 연승을 이어가기 위한 주먹구구식 등판은 결코 아니다. 철저하게 계산된 카드였다. 유희관의 이번 등판은 다음주초(10~11일) 벌어지는 LG전을 겨냥한 김 감독의 승부수다. 유희관은 올 시즌 LG전에 5차례 등판해 2승, 방어율 2.33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두산은 10일에는 LG에 강한 유희관, 11일에는 토종에이스 노경은을 선발로 올릴 계획이다. LG를 잡고 선두권 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두산의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유희관은 “위기 상황에서 타격감이 좋은 신종길 선배를 만나 부담이 됐지만, 잘 막아서 다행이다. 팀 연승을 돕게 돼 기쁘다”라고 승리 소감을 말했다. 또한 LG전 등판에 대해서는 “팀에게는 선두권 도약이 걸려있고 내게는 프로 첫 10승이 걸린 경기다. 올 시즌 가장 중요한 등판이 될 것 같다. 플레이오프를 미리 치른다는 생각을 갖고 젖 먹던 힘까지 다해 공을 던지겠다”며 다부진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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