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궁은 8일 경기도 구리시 체육관에서 열린 2013 구리 세계 3쿠션 당구월드컵 결승에서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세계랭킹 6위)를 40-28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2이닝에 10점을 몰아친 게 승리의 바탕이 됐다. 특히 13-11로 쫓기던 7이닝에는 다시금 8점을 따내며 점수 차를 벌렸다.
당구 월드컵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것은 김경률(2010년·터키), 최성원(2012년·터키) 이후 세 번째다. 특히 한국에서 개최된 '홈그라운드'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것은 역사상 처음인 만큼 감동이 더했다.
세계랭킹 21위인 강동궁은 이번 대회 시드를 받지 못했다. 대회 시드를 받기 위해선 세계랭킹 12위 안에 들어야 하기 때문.
예선 7위로 본선에 오른 강동궁은 본선 첫 경기(32강)에서는 우메다 류지(일본·24위)를 40-38로 어렵사리 꺾고 16강에 올랐다.
강동궁의 16강 상대는 '당구 황제' 토브욘 브롬달(세계랭킹 1위 ·스웨덴). 그러나 강동궁은 브롬달에게 40-30으로 승리를 거두는 이변을 일으켰다. 기세가 오른 강동궁은 8강에서는 아라이 타츠오(일본·171위)를 40-16으로, 준결승에서는 응고 딘 나이(베트남·49위)를 40-26으로 가볍게 꺾었다.
결승에서 산체스를 꺾고 우승을 확정지은 강동궁은 당구대에 기대어 울음을 터뜨렸다. 강동궁은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아 고민이 컸다. 그럴 때마다 3쿠션 선수인 아내가 큰 도움을 줬다. 또 김정규 전 국가대표팀 코치님이 정신적으로 잘 잡아주셨다"라며 "국내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한 한국 선수가 돼 기쁨이 두 배다"고 말했다.
대한당구연맹은 2007년부터 6년간 수원에서 당구월드컵을 열었지만, 단 한 차례도 국내 선수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강동궁은 당구월드컵 개최지를 구리시로 바꾼 첫 해 마침내 한국인 챔피언으로 등극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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