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외국인 투수 리즈는 타자들에게 ‘공포의 대상’ 0순위다. 리즈는 160km 이상의 강속구를 던지지만 제구가 좋지 않다. 마무리를 맡았던 지난해 초에는 16개 연속 볼을 던진 적도 있다.
그 리즈가 9일 삼성과의 잠실경기에서 ‘대형 사고’를 쳤다. 6회 초 무사 1루 배영섭 타석 때 151km짜리 빠른 공을 머리에 맞혀버린 것. 정밀검진 결과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리즈는 7회에는 선두 타자 박석민에게 또 한 번 몸에 맞는 공을 던진 뒤 강판됐다. 10일 현재 리즈는 20개의 몸에 맞는 공을 던졌다. 2위 신정락(LG·15개)과는 5개 차다. 타자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건 무시무시한 스피드와 공이 어디로 날아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한 선수는 “솔직히 리즈가 마운드에 서 있으면 타석에 바짝 붙기가 겁난다”고 했다. 또 다른 선수는 “160km로 달리는 차량의 창문 밖으로 몸을 내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가 몸에 맞는 공을 많이 던지는 이유는 오른쪽 어깨가 빨리 열리는 투구폼 때문이다. 좀더 빠른 공을 던지려 할 때나 힘이 떨어질 때 오른쪽 어깨가 빨리 열리면서 공이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몰리는 경우가 많다. 배영섭을 상대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리즈는 몸쪽 승부를 할 수밖에 없다. 몸쪽에 공을 깊숙이 붙여 타자들에게 겁을 주지 않고는 살길이 없기 때문이다. 리즈는 3일 SK와의 경기에서는 최정에게 두 차례나 몸에 맞는 공을 던졌는데 최정은 대표적으로 타석에 바짝 붙는 타자다. 배영섭과 박석민도 몸쪽 승부를 즐기는 타자이다. 최정은 10일 현재 22사구로 몸에 맞는 볼 1위다. 배영섭과 박석민은 19개로 공동 2위다.
타자들은 몸에 맞는 걸 각오하고 타석에 바짝 붙는다. 몸쪽을 빼앗기지 않아야 하는 투수는 집중적으로 몸쪽을 공략한다. 이 과정에서 몸에 맞는 볼이 종종 나온다. 배영섭의 몸에 맞는 볼은 안타깝지만 역시 야구의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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