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맡겨도… 다 잘해서 고민인 구자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0일 03시 00분


■ 10일 크로아티아전 ‘키 플레이어’

“구자철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10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KBS2)을 앞두고 9일 공식 기자회견을 했다. 이날 홍 감독은 구자철(볼프스부르크)과 함께 참석했다.

지금까지 홍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 동석한 선수를 통해 그 경기에서 보여 주고 싶은 축구를 드러냈다. 조직력 구축을 강조한 동아시안컵을 앞두고는 주장 하대성(서울)을 동석시켰다. 첫 승리가 간절했던 페루전에서는 공격수 김동섭(성남)을, 수비 안정을 추구한 아이티전에서는 중앙 수비수 김영권(광저우)을 데리고 나왔다.

홍 감독은 이날 “미드필더가 얼마나 강하냐, 강하지 못하냐에 따라 월드컵의 성패가 좌우된다. 크로아티아전은 좀 더 좋은 조합을 찾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이 말한 최상의 미드필더 조합에서 구자철은 핵심적인 선수다. 구자철은 어떤 포지션에서도 100% 자신의 역할을 해낸다. 홍 감독으로서는 구자철을 중심으로 최상의 미드필더 조합을 이번 평가전을 통해 찾겠다는 생각이다.

대표팀에서 주로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해 온 구자철은 홍 감독이 이끌었던 지난해 런던 올림픽 때도 같은 포지션에서 뛰었다. 이미 중앙 미드필더로서의 역할을 홍 감독에게서 검증을 받은 셈이다.

홍 감독은 6일 아이티와의 평가전(4-1·승)에서 구자철을 공격수 자리에 놓고 실험했다. 결과는 ‘합격’이었다. 부진하던 최전방 공격수 지동원(선덜랜드) 대신 후반에 교체 출전해 공격수 임무를 수행했다. 미드필더와의 연계 플레이는 물론 정확한 패스로 공격을 이끌었으며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넣었다. 구자철에게 공격수는 낯선 자리가 아니다.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득점왕(5골)에 오르며 이미 인정을 받았다. 현재 대표팀에서도 이근호(상주·52경기 16골) 다음으로 A매치에서 가장 많은 골(30경기 10골)을 터뜨린 선수가 구자철이다.

이번 평가전에서 구자철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새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홍 감독은 “구자철은 소속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하고 있다. 일주일 이상 시간을 보내면서 그 포지션에서의 적응력과 대표팀에서 어느 정도 시너지 효과가 있는지 생각했다. 구자철에게 맞는 포지션을 계획 중이다”라고 말했다. 소속팀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뛰는 김보경(카디프시티)과 포지션이 겹치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구자철은 “공격적인 포지션을 선호하지만 감독님이 어떠한 주문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제일 잘할 수 있는 포지션이라면 어느 자리든 좋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홍명보#국가대표팀#구자철#아이티#크로아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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