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팟의 여인’ 김세영(20·미래에셋)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기록을 새로 쓸 기세다. 메이저 대회인 메트라이프-한국경제 제35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에서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김세영은 15일 경기도 안산시 아일랜드 골프장(파72·6691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더블보기 1개에 버디 4개를 잡아내며 2언더파 70타를 쳐 합계 9언더파 279타로 전인지(19·하이트)와 안송이(24·KB금융그룹)를 1타 차로 꺾고 우승했다.
8일 끝난 한화금융클래식에서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을 상대로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3억원의 우승상금을 챙겼던 김세영은 1주일 만에 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려 단 2주 동안 4억4000만원을 손에 넣었다. 4월 롯데마트 여자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올 시즌에만 3승을 기록했다.
김세영은 시즌 상금 6억2827만4482원으로 상금랭킹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2위 김효주(18·3억8737만원)와는 2억4000만 원 이상 벌려 첫 상금왕 등극에도 한발 다가섰다. 내친 김에 KLPGA 투어 한 시즌 최다 상금 돌파까지 노린다.
KLPGA 투어에서 시즌 상금 6억원을 돌파한 건 2009년 서희경(27·6억6637만원) 이후 4년 만이다. 7개 대회를 남겨두고 상금 6억원을 돌파한 김세영은, 2008년 신지애(25·미래에셋) 기록한 시즌 최다 상금 경신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신지애는 당시 15개 대회에서 7승을 쓸어 담아 7억6518만원을 벌었다. 김세영이 남은 대회에서 1억4000만 원 이상 벌면 신지애의 기록을 뛰어 넘게 된다.
3라운드까지 공동선두 안송이와 전인지에 2타 뒤진 공동 3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김세영은 3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적어내며 우승권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6번홀(파5)에서 첫 버디를 성공시키면서 안정을 찾았고, 후반 들어 버디 3개를 추가해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1타 뒤져 있던 전인지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친 회심의 버디 퍼트가 홀을 살짝 빗나가면서 연장 기회를 잡지 못했다. 안송이는 마지막 홀 버디를 성공시켜 단독 3위에서 공동 2위로 올라섰다. 2,3위 상금 1억3650만원을 둘이 절반씩 나눠가졌다.
김세영은 “너무 기쁘고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17번홀에서 갤러리들이 1위라는 말을 해줘 그때 ‘우승할 수 있겠구나’라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이런 일이 나에게도 생기는 게 신기하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상금왕 경쟁은 김세영의 독주로 굳어져 갔지만 신인왕 경쟁은 더욱 뜨거워졌다. 전인지가 공동 2위, 김효주는 4위를 차지하면서 신인왕 포인트는71점 차로 좁혀졌다. 김효주가 1462점으로 1위, 전인지는 1391점으로 뒤를 바짝 쫓았다.
KLPGA 투어는 추석 연휴 동안 짧은 휴식을 취한 뒤 27일부터 강원도 평창의 휘닉스파크 골프장에서 열리는 KDB대우증권클래식(총상금 6억원·우승상금 1억2000만원)부터 재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