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농구 고려대, 경희대에 대역전극
이종현-이승현 나란히 더블 더블… MBC배-최강전 이어 올해 3관왕
“북악산 기슭에 우뚝 솟은 집을 보라….”
‘안암골 호랑이들’이 농구코트 센터 서클을 둘러싸고 포효했다. 고려대 센터 이종현(19)은 눈시울이 불거진 채 목 놓아 교가를 불렀다.
고려대가 15일 경기 화성시 수원대 체육관에서 열린 2013 대학농구리그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경희대에 74-71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고려대는 12일 1차전을 76-70으로 경희대에 내줬지만 2, 3차전을 내리 따내며 우승을 차지했다. 2010년 대학농구리그 출범 이후 첫 우승이다. 고려대는 지난해 농구대잔치를 시작으로 올해 MBC배 대학농구대회, 프로-아마 최강전에 이어 대학농구리그까지 제패하며 아마농구를 평정했다.
고려대 이종현(2학년)과 이승현(3학년)의 ‘트윈타워’가 경희대의 3년 연속 대학리그 통합우승을 가로막았다. 이종현은 19득점, 10리바운드, 6블록을 기록하며 고려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기자단 유효 투표수 총 20표 가운데 10표를 얻어 선배 이승현(7표·19득점 12리바운드)을 제치고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올해 고생을 모두 씻어냈다”는 이종현은 선배 이승현을 치켜세웠다. 그는 “골밑에서 탁월한 리바운드 싸움과 수비를 보여준 승현이 형이 고맙고 든든하다”고 말했다. 이민형 고려대 감독도 “경희대를 잡을 수 있었던 건 이승현이 수비와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너무 잘해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30일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를 앞둔 경희대 졸업반 ‘빅3(김종규-김민구-두경민)’는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 경희대 김민구는 이날 29점으로 양 팀 가운데 가장 많은 득점을 했지만 패배로 빛이 바랬다. 반면 이종현과 이승현의 트윈타워는 내년 대학무대에서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의 뒷심이 빛난 경기였다. 경희대가 줄곧 리드를 지켰다. 3쿼터 한때 18점 차까지 벌어졌지만 고려대는 4쿼터에 반전에 성공했다. 경희대가 주춤하는 사이 고려대 포워드 문성곤이 3점슛을 성공시키며 68-69로 1점 차까지 쫓았다. 하이라이트는 경기 종료 1분 47초를 남기고 이종현이 박재현의 패스를 받아 역전 앨리웁 덩크를 터뜨린 장면이었다. 고려대는 72-71이던 경기 종료 30초 전 이승현이 승부에 쐐기를 박는 마지막 득점에 성공하며 경희대를 무너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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