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현대시절 신인왕→수술→군입대→넥센 중간 계투 NC전 6.1이닝 1안타·1실점… 3연승 넥센 두산과 공동 3위
넥센 좌완 오재영(28)은 2004년 신인왕이었다. 그리고 2004년은 ‘현대 왕조’가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해였다. 그해 오재영은 149이닝을 던져 10승9패, 방어율 3.99를 기록하며 주축 선발로 활약했다.
그러나 탄탄대로만 깔려있는 줄 알았던 오재영의 야구인생은 바로 다음해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팔꿈치를 다쳐서 수술대에 올랐고, 군 입대의 공백기를 거쳐야 했다. 그 사이 현대는 2007년을 끝으로 사라졌다.
오재영에게는 1승 아니면 2승인 시즌이 연속됐다. 선발 자리는 언감생심이었다. 신인왕이 야구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훈장이 될 것 같았다. 그랬던 오재영에게 2013년 9월 16일 마산 NC전은 개인적으로 뜻 깊은 일전이었다. 6.1이닝을 던져 단 1안타(4볼넷)만 내주고 1실점을 기록했다. 2006년 4월 18일 잠실 두산전(6이닝 무실점) 이후 7년 4개월 28일, 2708일만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였다.
1회 등판하자마자 무사 1·3루서 NC 3번타자 나성범에게 희생플라이로 첫 실점을 했으나 이후 완벽에 가깝게 NC 타선을 요리했다. 85구를 던졌고, 직구 최고 구속은 143km를 찍었다.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던질 수 있는 모든 공을 뿌렸다. 넥센 타선은 3회초 김민성의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4회 이성열이 NC 선발 에릭을 상대로 시즌 18호 솔로홈런을 터뜨려 전세를 뒤집었다. 7회 1점을 더 달아난 넥센은 송신영∼한현희∼손승락의 필승계투진을 내세워 3-1 승리를 거두고 오재영의 시즌 3승을 지켜줬다. 오재영의 역투로 넥센은 3연승에 성공했고, 두산과 공동 3위가 됐다. 1위 LG와도 3경기차로 간격을 좁혔다. 넥센이 김병현∼강윤구 등 두 선발투수의 부진 탓에 시즌 최대 고비를 맞았을 때, 그 공백을 메워준 주역이 오재영과 문성현이었다. 넥센 염경엽 감독도 누누이 고마움을 표시한다. 현대 마지막 우승의 후계자 오재영이 이제 2013년 넥센의 창단 첫 가을야구를 맞이한다.
● 넥센 오재영=모든 투수들의 꿈과 목표는 선발이다. 선발에게 가장 중요시되는 덕목은 퀄리티스타트다. 그동안 선발로 나와 5이닝밖에 던지지 못해 불펜 부담을 가중시켰다. 오늘은 1이닝을 더 던져 그 짐을 덜어준 것 같다. 오늘 (이)택근이 형의 호수비가 큰 도움이 됐다. 야수들이 많이 지칠 시점인데, 내가 등판하는 날 허슬플레이를 해줘 감사하다. 앞으로 1승, 1승이 중요하다. 좋은 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해서 빨리 가을로 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