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만 해도 4강 탈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였다. 그러나 이제는 감히 ‘그 이상’을 꿈꿀 수 있게 됐다. 문자 그대로 매서운 ‘뒷심’이다.
프로야구 넥센이 16일 마산 방문 경기에서 NC를 3-1로 꺾고 두산과 공동 3위에 복귀했다. 8회부터 마운드에 나선 손승락은 42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로써 넥센은 다시 2위 이상을 노릴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프로야구에서 3위와 4위는 준플레이오프를 치르지만 2위는 플레이오프에 직행하기 때문에 의미가 다르다.
1.5 경기차로 앞서 있는 2위 삼성이 남은 14경기에서 7승 7패(승률 0.500)를 기록한다고 가정하면 넥센은 최소 9승 5패(승률 0.643)로 시즌을 마쳐야 2위가 가능하다. 넥센의 전체 승률(0.566)보다 많이 이겨야 하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20경기 승률(0.700·14승 6패)을 감안하면 도전해볼 만한 목표다.
그러나 이날 승리에도 넥센의 한국시리즈 직행은 조금 버거운 목표다. 넥센이 10승 4패(승률 0.714) 이상 거둔다고 해도 현재 1위 LG가 5할 승률 미만으로 시즌을 마쳐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여전히 4강 확정이 먼저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위를 보면 안 된다”며 “마지막 5, 6경기를 남겨두고는 혹시 모르겠지만 그 전에는 어떤 승부수도 던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괜히 무리해 좋은 페이스를 잃을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프로야구 역사 역시 조급해하지 말라고 일러준다. 2008년 롯데는 시즌 막판까지 두산과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다퉜다. 승차 없이 3위였던 롯데는 9월 19∼21일 두산과의 사직 3연전에 다걸기(올인)했지만 3연패를 당했고 결국 준플레이오프에서도 4위 삼성에 싹쓸이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넥센은 올 시즌 지독한 ‘내팀내’(내려갈 팀은 내려간다) 징크스에 시달렸지만 밑바닥까지 주저앉지는 않았다. 초보 감독과 가을 야구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모인 팀이지만 어느덧 ‘저력’을 갖춘 팀이 된 것이다. 넥센의 올 시즌은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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