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에비앙 챔피언십 준우승 뒤 “다음 대회에는 프로가 돼 있을 것”
뉴질랜드 언론도 “11월 왕중왕전 출전”
리디아 고, LPGA 입회 연령 예외 요청
유명 캐디 미키 밀번에 가방 맡겨
“다음번 투어에 나갈 때는 프로가 돼 있을 거예요.”
10대 골프 천재 소녀 리디아 고(고보경·16)의 프로 전향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는 16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을 2타 차 단독 2위로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년에는 분명 프로 전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 그가 구체적인 시기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리디아 고가 11월 열리는 LPGA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그룹 타이틀홀더스대회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를 것이라는 뉴질랜드 언론의 보도도 나왔다. 이 대회는 올 시즌 각 대회 3위 이내의 성적 우수자들이 출전해 ‘왕중왕’을 가리기에 신고식 무대로는 제격이다.
당초 리디아 고는 학업을 계속하겠다며 미국 스탠퍼드대 진학 의사를 밝혔었다. 어린 나이에 프로에 데뷔했다 실패했던 다른 유망주들의 사례도 프로 진출을 망설이게 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프로 대회에서 눈부신 성적을 거둔 자신감과 상한가를 치고 있는 요즘이 프로 전향의 적기라는 실리론이 계획을 바꾸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추어 골프 세계 랭킹 127주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는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 준우승을 거두며 프로와 아마추어를 합한 세계 여자 골프 랭킹에서 5위까지 뛰어올랐다. 2010년 뉴질랜드여자오픈에 아마추어 자격으로 무대 첫선을 보인 뒤 25개 프로 대회에서 한 차례도 예선 탈락이 없을 만큼 뛰어난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 준우승 상금 29만2994달러를 포함해 지난 2년 동안 130만 달러(약 15억 원)에 해당하는 성적을 올렸지만 아마추어여서 단 1달러도 받지 못했다. 대학 진학 문제와 관련해 학사 관리가 까다로운 미국 대학보다는 원격 수업이 가능해 투어 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한국 명문 사립대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리디아 고 측은 이미 LPGA에 입회 가능 연령(18세) 규정의 예외를 인정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3개 대회에서 리디아 고가 배경은과 아리무라 지에를 도왔던 전문 캐디 미키 밀번에게 가방을 맡긴 것도 프로 전향을 앞둔 수순이라는 분석도 있다.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자신보다 16세나 어린 리디아 고의 거센 추격에 진땀을 흘린 끝에 우승한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은 “리디아 고가 프로에 오면 프로 선수들은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리디아 고와 비교되는 미셸 위는 16세 때인 2005년 프로 전향을 하며 나이키, 소니 등과 연간 1000만 달러가 넘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김세훈 던롭코리아 마케팅팀장은 “상품성을 보면 당시 미셸 위가 훨씬 높다. 하지만 리디아 고가 검증된 선수이고 뿌리가 한국이라 국내 기업의 높은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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