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은 22일 포항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A그룹 안방경기에서 전반 35분 울산 하피냐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9분 뒤 터진 고무열의 만회골을 끝까지 지켜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53을 기록했다. 포항은 이날 무승부로 승점 52가 된 울산을 따돌리고 1위를 굳건히 지켰다. 울산은 전북과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차에서 앞서 2위가 됐다.
프로축구가 상위 7개 팀의 A그룹과 하위 7개 팀의 B그룹으로 나눠져 치르는 스플릿 시스템으로 전환되면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포항의 독주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14개 팀 중 유일하게 외국인 선수 없이 토종 선수들만으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포항이 상위 팀들과 만나면서 전력 차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의 예측과 달리 포항은 스플릿 시스템이 시작된 뒤 상위 팀과의 3연전에서 1승 1무 1패로 선전하고 있다. 4위 서울에 0-2로 졌지만 3위 전북을 3-0으로 제압했다. 특히 이날 3연승을 질주하던 ‘철퇴 축구’ 울산의 연승 행진에도 제동을 걸었다.
포항의 선전 뒤엔 황 감독의 신뢰 리더십이 버티고 있다. 대한민국 골잡이의 계보를 이었던 황 감독은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는 ‘내 탓이오’ 용병술로 스타플레이어는 명감독이 될 수 없다는 스포츠계의 속설을 깨뜨리고 있다. 외국인 선수가 없고 토종 선수들로만 팀을 구성했어도 어떤 불만도 제기하지 않는다. 패배도 선수 부상도 모두 “내 책임”이라고 말한다. 대신 선수들에게는 무한 신뢰를 보낸다. 이렇다 보니 포항 선수들은 어떤 선수가 투입되든 그라운드에 있는 동안 온몸을 던지는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황 감독은 구단의 누적 재정 적자 탓에 외국인 선수를 뽑지 못했지만 2003년 국내 최초로 시작한 유소년 시스템에서 키운 선수들로 탄탄한 조직력을 만들어 내고 있다. 골키퍼 신화용을 비롯해 황진성, 이명주, 고무열, 신광훈 등이 모두 포항 유소년 시스템 출신이다. 대표 골잡이는 없지만 조찬호(9골)와 고무열(6골), 박성호, 이명주(이상 5골), 배천석(4골), 노병준(3골) 등이 고르게 득점하며 상대를 압도하고 있다.
한편 5위 수원과 6위 인천의 경기도 1-1로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B그룹에서는 11위 경남이 12위 대구를 3-0으로 완파하고 7월 31일 울산에 1-3으로 지면서 이어온 8경기 연속 무승(3무 5패)의 사슬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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