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챔스리그서 동아시아팀이 성적 좋은 이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9월 27일 07시 00분


한·중·일 리그는 봄부터 가을
3월 조별리그때 컨디션 절정


그동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동아시아 클럽들은 강했다. 올 시즌도 변함이 없다. K리그 클래식 FC서울과 가시와 레이솔(일본),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 등 한중일 3개국에서 한 팀씩 4강 대열에 합류했다. 서아시아에서는 에스테그랄(이란)이 유일하게 올랐다.

한국은 AFC 챔스리그와 인연이 깊다. 2009년 포항 스틸러스를 시작으로 2010년 성남 일화가 정상을 밟았고, 2011년 전북 현대가 준우승했다. 작년에는 울산 현대가 아시아 클럽 패권을 탈환하면서 K리그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만약 서울이 결승에 가면 최근 5년간 5개 K리그 팀이 우승에 도전하게 된다. 서울은 25일 안방에서 열린 에스테그랄과 4강 1차전에서 2-0으로 이겨 결승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그런데 의문이 생긴다. A매치에서는 동아시아와 서아시아 간 전력차가 크지 않는데, 클럽에서는 유독 동아시아가 맹위를 떨치는 이유는 뭘까. 더욱이 중동을 중심으로 한 서아시아는 끊임없이 동아시아를 견제해왔기에 한중일 클럽들의 선전은 흥미롭기까지 하다.

일단 동아시아가 갖춘 확실한 프리미엄의 영향이 크다. 시즌 일정이다. 중동은 대부분 추춘제(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프로리그를 시행한다. 이란은 7월 중순 2013∼2014시즌이 개막됐다. 반면 한중일은 춘추제(봄부터 가을까지) 형태다.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가 본격화되는 3월과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서아시아 팀이 갓 손발을 맞추며 컨디션을 끌어올릴 시기에 대회가 시작돼 아무래도 불리하다.

더불어 대회 우승에 대한 갈망과 명예욕도 빼놓을 수 없다. AFC가 종전 28개 팀들이 참가하던 대회를 32개 팀으로 확대 개편한 2009년 대회부터 지역을 따로 구분해 대륙 내 승부를 16강까지 치르도록 하는 등 서아시아를 배려했으나 성적을 곧 팀의 자존심으로 여기는 동아시아의 기질과 특성은 중동이 따라잡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 축구인은 “동아시아, 여기서도 한국은 민족 성향이 짙다. 용병 귀화에 인색한 대신 스스로 힘으로 역경을 이겨내려는 기질이 강하다. 위기에서 잘 무너지지 않고 더 응집하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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