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29일(한국시간) 홈구장 바이 아레나에서 열린 하노버96과 2013∼2014시즌 분데스리가 7라운드에서 팀이 1-0으로 앞선 전반 36분 중원 한복판에서 절묘한 패스로 동료 시드니 샘의 쐐기골을 배달해 2-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정규리그 첫 어시스트이자 올 시즌 3호 도움. 25일 빌레펠트와 DFB(독일축구협회) 포칼 2라운드에서 골 맛을 본데 이어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에 성공한 손흥민은 지난 달 립슈타트와 포칼 1라운드, 18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각각 한 개씩 도움을 기록했다.
이날 손흥민의 활약은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다. 후반 38분 포지션 경쟁자인 로비 크루즈와 교체될 때까지 몇 차례 찬스를 무위로 돌렸다. 후반 9분과 31분 날린 슛이 모두 상대 골키퍼에게 걸렸다. 정확도가 아쉬웠다. 다만 손흥민뿐 아니라 레버쿠젠 선수들 다수가 몸이 무거웠다. 빡빡하게 짜여진 시즌 초반 일정의 여파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물론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 변함없는 팀 내 위상이다. 레버쿠젠은 그리 두터운 스쿼드를 갖추지 못했다. 오랜 라이벌인 도르트문트와 바이에른 뮌헨 등에 비해 선수층이 얇다. 정규리그와 챔스리그, 컵 대회까지 모두 진행 중이지만 스쿼드 로테이션을 본격화하기는 무리다. 따라서 손흥민의 역할은 점차 커지고 있다. 여전히 구단과 현지 언론은 손흥민을 레버쿠젠의 핵심 자원으로 여긴다. 최근 크루즈가 급부상하긴 했지만 당장 손흥민 자리를 치고 올라올 만한 상황은 아니다.
혹독한 스케줄은 당분간 계속된다. 레버쿠젠은 당장 10월3일 레알소시에다드(스페인)와 챔스리그 예선 2차전을 치른 뒤 주말에는 바이에른 뮌헨과 격돌한다. 홈 2연전. 자신의 가치를 확실히 입증시킬 기회다. 진정한 시험대에서 손흥민은 어떤 모습을 보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