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팀 간판·10승 투수 불펜행에 ‘갸우뚱’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10월 1일 07시 00분


올해 10승 투수로 복귀한 SK 에이스 김광현의 마무리 가능성이 제기됐다. 8월 29일 문학 삼성전에 선발 등판한 김광현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올해 10승 투수로 복귀한 SK 에이스 김광현의 마무리 가능성이 제기됐다. 8월 29일 문학 삼성전에 선발 등판한 김광현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SK 김광현 마무리 기용’ 발언 그 후

시즌 초 예상 깨고 선발로 재기 성공
시기 부적절한 논의에 구단도 당황
의학적 소견·마무리 자질 검증 우선
김광현 “팀이 원하는 위치에 있겠다”


SK 이만수 감독은 29일 마산 NC전에 앞서 “아직 확정은 아니다. 구상 단계”라고 전제한 뒤 에이스 김광현(25)의 보직 변경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내년 시즌 그를 마무리로 기용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최근 어깨가 뻑뻑한 증상을 겪은 김광현은 잔여시즌 선발로테이션에서 제외됐다. 그 대신 29일에 이어 30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불펜 대기했다.

● SK, 올 시즌 초에도 김광현 불펜행 검토

사실 김광현의 불펜 검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 시즌 초반에도 SK 구단 내부에서 김광현의 불펜행이 논의됐다. 김광현은 어깨 재활로 개막 이후 약 보름이 지난 시점에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만 해도 김광현이 올 시즌 선발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을 지 미지수였다. 본인 스스로도 자신감이 충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많은 투구수를 감당하기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었기 때문에, 짧은 이닝을 던지는 불펜이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이것도 어디까지나 한시적 계획이었다. 올 시즌을 불펜에서 무난하게 보낸다면, 내년 시즌에는 선발로 복귀하고 싶은 것이 김광현의 속마음이었다.

● ‘김광현 불펜행’ 발언이 SK에 몰고 온 파장

여러 논의 끝에 결국 김광현은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고,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했다. 10승(8패)을 기록하며 2010년(17승7패)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리를 챙겼고, 규정이닝도 채웠다. 본인 스스로도 놀랄 만큼 어깨 상태가 호전됐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직구 평균 구속이 지난 시즌 141.7km에서 올 시즌 145km로 향상된 것이 몸 상태를 증명한다. 김광현은 내년 시즌 목표를 “150이닝 소화”라고 설정할 만큼 의욕적이었다. 자연스럽게 불펜행 논의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다. 이런 배경 때문에 SK 프런트도 이 감독의 ‘내년 시즌 김광현 불펜행’ 발언에 대해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에이스의 내년 시즌 거취, 불펜 보직의 연쇄이동과 관련된 중대 발언임을 고려할 때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 ‘김광현 불펜행’ 발언을 보는 외부의 시선

모 해설위원은 “선발이 불가능하다는 의학적 소견을 받은 것이 아니라면, 김광현의 불펜행이 큰 모험인 것은 사실이다. 마무리투수를 맡기려면 제구력과 안정성 측면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올 시즌 선발로 좋은 활약을 한만큼 김광현이 한국프로야구와 SK에서 갖고 있는 ‘상징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일각에선 김광현이 1회에 다소 고전하는 ‘슬로스타터형’의 투수라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30일 경기를 앞두고 김광현은 “아직 확정된 것도 아니고, 마무리로 등판한 것도 아니라서 뭐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프로선수라면 팀이 원하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 롤모델인 이상훈(전 LG) 선배처럼 선발과 마무리를 다 한다고 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며 주축 선수다운 반응을 보였다.

사직|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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