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서 위력 있는 에이스의 존재감은 매우 중요하다. 에이스에게서 풍기는 무게감만 놓고 볼 때, 두산 더스틴 니퍼트(32·사진)의 존재감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4개 팀(삼성 LG 넥센 두산) 에이스 중 단연 으뜸이다.
니퍼트는 7월 말부터 등 근육통으로 인해 무려 65일이나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었다. 두산은 니퍼트의 이탈로 선발진에 비상이 걸리는 등 위기에 놓였다. 누구보다 마음 아팠던 이는 니퍼트 본인이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통증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니퍼트는 평소와 달리 물건을 집어던지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시련을 딛고 돌아온 니퍼트는 복귀 후 2경기에서 2승(방어율 0.82)을 챙기며 여전한 위력을 뽐냈다. 2차례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부상 후유증에 대한 우려도 사라졌다. 니퍼트는 “이제 아무 문제 없다. 던지는 데 통증도 없다”며 정상 컨디션을 되찾았음을 강조했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갑작스런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트레이너들은 매일 보강훈련, 마사지 등을 통해 니퍼트에게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니퍼트는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도 변함없이 에이스의 중책을 맡는다. 그러나 그는 덤덤했다. 그는 “포스트시즌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를 것은 없다. 지금 시점에서 중요하지 않은 게임은 없다. 지난해처럼 불펜으로 나가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 단, 지난해와 같은 실패는 하고 싶지 않다. 모든 선수들은 우승을 위해 뛴다. 팀 승리를 위한 일이라면 어느 위치에서든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