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일 만이었다. 지난달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전북과 수원의 경기가 지상파로 생중계 됐다. K리그 경기의 지상파 중계는 4월 13일 이후 처음이었다. 하지만 양 팀은 90분 동안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0-0으로 경기를 끝냈다. 축구의 백미인 골이 터지지 않자 TV에서 경기를 지켜본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올 시즌 국내 프로축구에서는 총 205경기 중 18번의 0-0 무승부가 나왔다.
전 세계 평균 축구 관중수 1위(지난 시즌 경기당 4만5116명)를 자랑하는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는 1일 현재 리그 63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0-0 무승부가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다른 리그와 확실히 차이가 난다. 공격적인 축구로 알려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60경기 중 6경기가 0-0 무승부였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아A, 프랑스 리그1에서도 모두 이번 시즌 0-0 무승부가 여러 차례 나왔다.
분데스리가에서는 골도 많이 터졌다. 경기당 3.36골을 기록 중이다. 이탈리아(2.96골), 스페인(2.79골), 한국(2.59골), 잉글랜드(2.26골), 프랑스(2.20골)보다 많은 골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의 최종 수비라인은 지난 시즌보다 더 상대 진영으로 올라갔다. 지난 시즌 자기 골대부터 최종 수비라인까지의 거리는 평균 33m였지만 이번 시즌은 38m에 이른다. 축구장 길이가 보통 105m인 것을 감안하면 수비라인이 전체 축구장 길이의 3분의 1 이상 상대진영으로 전진한 셈이다. 특히 분데스리가의 투 톱으로 불리는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의 자기 골대와 최종 수비라인의 거리는 각각 43.5m와 39.4m에 달한다.
최종 수비 라인이 상대방 진영에 가까울수록 상대에 대한 압박의 강도도 더 커진다. 많은 분데스리가 팀들이 이번 시즌 상대방 진영에서부터 상대를 압박해 공을 빼앗고 짧은 패스를 통해 골을 만들고 있다. 한준희 KBS해설위원은 “분데스리가를 이끌어 가는 뮌헨과 도르트문트의 스타일이 리그 전체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같은 전술로 분데스리가는 더욱 공격적이고 관중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리그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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