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단 한명도 이루지 못한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포스트시즌 첫 선발승을 류현진(26·LA 다저스·사진)이 해낼 수 있을까. 김병현(넥센)은 애리조나(2001년)와 보스턴(2003년)에서 2차례나 월드시리즈 우승을 맛봤지만, 보직이 불펜투수라 선발승은 없었다.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은퇴)도 샌디에이고(2006년), 다저스(2008년), 필라델피아(2009년) 시절 포스트시즌에 나섰지만 불펜이었다. 두 투수는 불펜에서도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따라서 류현진이 7일(한국시간)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애틀랜타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해 승리를 거두면 한국인 사상 첫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승리와 선발승의 역사를 쓰게 된다.
●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다르다!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해설위원은 “좌투수에 강한 피츠버그라면 고민했겠지만 애틀랜타가 상대인 이상,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이 류현진을 3차전 선발로 안 쓸 이유가 없다”며 류현진의 7일 선발 출격을 기정사실로 전망했다. 류현진이 강세을 보여온 다저스타디움이 3차전 장소인 점도 유리하다.
그러나 불안요소도 몇 가지 있는데, 첫째가 긴장감이다. 송 위원은 “다저스의 1∼2차전 결과가 영향을 줄 것이다. 1승1패나 2패에서 류현진의 차례가 온다면 부담감이 상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류현진의 ‘고질’인 1회 징크스도 변수다. 전력을 투입하는 결전에서 첫 회부터 실점하면 흐름을 바꾸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송 위원은 “메이저리거들도 포스트시즌은 웬만해선 올 수 없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눈빛이 다르다. 류현진이 정규시즌처럼 던지려 하면 곤란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 베이징올림픽 결승전 쿠바전처럼!
류현진은 뚜렷한 임팩트는 없어도 좀처럼 무너지지 않고 이닝을 막아내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한번 실패하면 다시 기회가 없을지 모를 포스트시즌에선 길게 던지는 것보다 확실하게 던지는 것이 훨씬 절실하다.
류현진은 한화 시절인 2006∼2007년 가을야구를 경험했는데 6차례의 선발등판에서 1승3패에 그쳤고, 퀄리티스타트는 1차례뿐이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성적도 저조했다. 그러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 예선 캐나다전에서 9이닝 완봉승을 거뒀다. 이어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도 8.1이닝 2실점으로 역투했다.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제몫을 다했다. 송 위원은 “류현진이 1회부터 작심하고 전력투구를 하면 애틀랜타가 당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