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석 대표가 공개한 박병호-서건창 영입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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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3일 07시 00분


이장석 넥센 대표이사가 팀 핵심전력으로 성장한 박병호와 서건창의 영입 비화를 털어놓았다. 모두 이 대표의 혜안이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스포츠동아DB
이장석 넥센 대표이사가 팀 핵심전력으로 성장한 박병호와 서건창의 영입 비화를 털어놓았다. 모두 이 대표의 혜안이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스포츠동아DB
■ 넥센 박병호·서건창 영입 뒷이야기

“일부러 다른 유망주들에 관심 있는 척”
서건창도 테스트 날짜 앞당겨 낚아채
둘 다 스타로 우뚝…남다른 혜안 과시


박병호(27)와 서건창(24). 이들이 없는 넥센을 상상할 수 있을까. 사실 불과 2년여 전만 해도, 한 명은 다른 팀 선수였고 다른 한 명은 소속팀조차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LG에서 박병호를 데려온 트레이드는 새로운 대한민국 최고 타자를 탄생시키는 계기가 됐고, 신고선수 서건창의 발굴은 또 다른 성공신화를 아로새겼다. 넥센 이장석 대표이사의 혜안(慧眼)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 박병호 데려오기 위해 연막작전 동원

이장석 대표이사는 2일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박병호가 지금만큼 성장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아마 스스로도 몰랐을 것”이라며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트레이드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LG에서 데려오고 싶은 선수 1순위는 박병호였다”고 말했다. 이미 성남고 시절 박병호가 발휘했던 괴력에 대해 익히 들어 알고 있던 터였다. 게다가 주전 1루수 이숭용은 은퇴가 가까워진 시점이었고, 백업 선수 강병식은 다른 팀 1루수들과 비교했을 때 약해 보였다. 장타력 있는 1루수가 필요했던 넥센에게 박병호는 오랫동안 기다리고 원했던 카드였다. 그러나 박병호를 원하는 팀은 넥센뿐이 아니었다. 박병호는 LG가 유독 트레이드를 꺼리는 선수이기도 했다. 이 대표이사는 “처음부터 박병호가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일부러 비슷한 스타일의 다른 유망주들에게도 관심이 있는 것처럼 얘기했다”고 귀띔했다. 결국 망설이던 LG의 마음을 움직였고, 넥센으로 이적한 박병호는 9개 구단 최고의 4번타자로 성장했다.

● NC 트라이아웃 며칠 앞두고 낚아챈 서건창

서건창의 영입은 더 극적이었다. 신생구단 NC가 2차 트라이아웃을 앞두고 있던 2011년 9월, 괜찮은 신고선수감을 물색하던 이장석 대표이사는 스카우트팀을 통해 서건창의 이름을 접했다. “광주일고 출신으로 빠르고 괜찮은 선수가 하나 있는데, 다음 주 NC 트라이아웃에 참가한다”는 내용이었다. 곧바로 안테나를 세웠다. “NC 테스트에 참가할 선수들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 가면 100%% 합격할 것”이라는 정보도 들었다. 당장 넥센의 신고선수 테스트 날짜를 NC 트라이아웃 날짜보다 며칠 앞당겼다. 장소도 광주에서 가까운 강진 2군 캠프로 바꿨다. 이 대표이사는 “광주일고 감독님께 연락해서 꼭 서건창을 우리 트라이아웃에 보내달라고 말씀 드렸다. 그리고 직접 보고 우리가 뽑았다”고 털어놓았다. 그 결과는 모두가 아는 대로다. 서건창은 지난해 주전 2루수로 발돋움했고, 넥센이 배출한 첫 신인왕으로 이름을 새겼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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