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부터 선정된 신인왕은 지난해까지 모두 30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그 중 정확히 절반인 15명이 투수였다. 특히 2000년 SK 이승호(현 NC) 이후로는 13명 가운데 무려 8명이 투수로서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왕의 영예를 차지했다. 또 2002년 현대 조용준부터 2007년 두산 임태훈까지는 6년 연속 투수 신인왕이 탄생했고, 임태훈의 2007년 두산 입단 동기생인 이용찬은 2009년 26세이브로 롯데 용병 애킨스와 함께 공동 구원왕에 오른 뒤 여세를 몰아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2009년 이용찬은 기자단 투표로 가려지는 신인왕 투표에서 역대 3번째로 결선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신인왕으로 선정돼 가슴을 졸였다. 경쟁 상대는 KIA 내야수 안치홍이었다. 1차 투표에서 이용찬은 유효표 90표 중 42표를 얻어 2위 안치홍(26표)을 크게 앞질렀지만 과반에 미달해 2차 투표를 맞이했다. 결국 2차 투표에서 50표의 압도적 지지로 신인왕에 등극했다. 이용찬에 앞서 결선 투표를 통해 신인왕에 오른 주인공들은 2001년 한화 김태균과 2003년 현대 이동학이다. 김태균은 삼성 박한이, 이동학은 팀 동료 이택근(현 넥센)을 결선 투표에서 각각 따돌렸다.
올해는 두산 좌완투수 유희관과 NC 잠수함투수 이재학이 난형난제의 양상으로 신인왕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다. 게다가 이재학의 팀 동료인 외야수 나성범도 신인타자로선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충분히 역대 4번째로 결선 투표까지 예상해볼 수 있는 구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