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삼성, 올해는 힘들다? 혁신으로 일군 위업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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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스포츠부 기자
이헌재 스포츠부 기자
2007년 SK를 이끌던 김성근 감독(현 고양 원더스 감독)은 ‘지옥훈련’을 앞세워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모두 제패했다. 이듬해 SK 선수들은 조금 편한 훈련을 예상했다. 그렇지만 이게 웬걸. 김 감독은 마무리캠프부터 훈련 강도를 더 높였다. 1등은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힘들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SK는 2008년에도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김 감독도 정규시즌 3연패는 이뤄내지 못했다.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정규시즌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팀은 삼성이다. 삼성의 3연패 키워드는 단연 ‘혁신’이다.

류중일 감독은 2011년 처음 지휘봉을 잡자마자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일궜다. 시즌 중반 대체 외국인 선수로 데려온 매티스와 저마노의 역할이 컸다. 두 선수는 각각 5승씩 10승을 합작했고, 둘 다 평균자책점은 2점대였다.

그렇지만 류 감독은 이듬해 두 선수를 과감히 포기하고 탈보트와 고든을 데려왔다. 일본에서 8년간 뛴 이승엽도 데려오면서 팀 분위기를 일신했다. 두 외국인 선수는 25승을 합작했고, 이승엽은 21홈런, 85타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지난해 한때 7위까지 추락했던 삼성은 보란 듯이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류 감독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사령탑을 맡으며 한 해의 씨앗을 뿌리는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중간계투의 핵심인 정현욱은 LG로 이적했고, 권오준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하지만 삼성은 이미 한두 군데 구멍이 난다해서 무너지는 팀이 아니었다. 이번엔 시스템이 삼성을 뒷받침했다.

대표적인 선수가 투수 안지만이다. 안지만은 지난해 11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그렇지만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의 체계적인 관리를 바탕으로 올 시즌 6승 22홀드로 맹활약했다. 몇 해 전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배영수는 올해 14승을 거두고 있다. 배영섭, 정형식, 이지영, 심창민 등은 2군 훈련장인 경산볼파크에서 자라난 선수들이다.

다시 한 번 외국인 선수 교체라는 모험을 택한 삼성은 올해는 용병 덕을 보지 못했다. 이승엽과 진갑용, 조동찬, 김상수 등 주전 선수들의 부상도 유독 많았다. 하지만 두꺼운 선수층은 이 모든 걸 상쇄하고도 남았다. 삼성에서 백업멤버였던 현재윤(포수)과 손주인(내야수)은 현재 LG의 주전 멤버로 뛰고 있을 정도다. 삼성 선수단에는 ‘우리가 최고’라는 자신감과 자부심이 넘친다.

삼성의 정규시즌 3연패의 대기록 뒤에는 최상의 전력 구축과 송삼봉 단장을 축으로 한 프런트의 아낌없는 지원, 혁신적인 마인드가 숨어 있다.

이헌재 스포츠부 기자 uni@donga.com
#삼성#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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