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종료 깃발 흔드는 ‘체커 플래거’ 수차례 변경소동 끝 전남지사로 결정
대회 주관사-조직위 갈등설 불거져… 종합선두 페텔, 한국서 3년째 1위
올해로 4회째를 맞은 포뮬러 원(F1) 코리아 그랑프리가 ‘체커 플래거(모든 경주가 종료됐음을 알리는 흰색과 검은색 체크무늬 깃발)’ 논란 속에서 안타까운 현주소를 고스란히 노출했다.
당초 조직위가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에 등장시키기로 점찍은 ‘체커 플래거’는 섹시스타 A 씨(여)였다. 그런데 올해 과감한 프로야구 시구 이후 인기가 급상승한 A 씨는 조직위의 제안을 바쁜 일정을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위는 대회 첫날이자 연습주행일인 4일이 되어서야 여성 4인조 아이돌그룹 씨스타가 체커기를 흔든다고 발표했다. 이 그룹은 6일 결선 후 특별공연을 가질 예정이라 일정상으로도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대회 주관사인 F1 매니지먼트(FOM)가 인지도가 부족하다며 반대하자 F1 조직위는 6일 오전 최용석 경기위원장을 ‘체커 플래거’로 변경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그런데 최 위원장으로는 격이 낮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자 경기 시작 후인 오후 3시가 넘어 박준영 전남지사로 다시 ‘체커 플래거’를 급변경했다.
이번 논란의 배경에는 F1 조직위와 FOM의 갈등이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3년간 1700억 원이 넘는 누적 적자를 낸 F1 조직위는 매년 개최권료 인하를 요구하면서 FOM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이에 FOM도 내년 한국 대회 일정을 4월로 잠정 결정하는 등 맞불을 놓고 있다. F1을 열겠다는 나라가 줄을 선 FOM의 처지에선 아쉬울 것도 없다. 이 때문에 외신에서는 올해 대회가 사실상 F1이 한국에서 열리는 마지막 대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결선에서는 제바스티안 페텔(독일·레드불·사진)이 5.615km의 서킷 55바퀴(총길이 308.63km)를 1시간43분13초701에 달려 우승을 차지했다. 2011년 이후 3년 연속 한국 대회 우승이다. 우승 포인트 25점을 보탠 페텔은 시즌 랭킹 포인트 272점으로 4년 연속 F1 종합 우승 가능성을 더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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