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으로 보면 역시 준플레이오프다운 수준 높은 경기였다. 9회 동점 적시타와 끝내기안타가 나오면서 야구가 보여줄 수 있는 재미를 팬들에게 제대로 선사해준 1차전이었다. 첫 경기여서 긴장될 법도 했지만 양 팀 투수들은 좋은 승부를 펼쳤다.
● 니퍼트 VS 나이트, 역시 에이스!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나 넥센 선발 브랜든 나이트나 실점했지만 1선발 역할은 충분히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니퍼트는 컨디션이 썩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한참 좋을 때보다는 제구가 높게 형성돼 불안한 감이 있었고, 박병호에게 홈런을 맞기도 했지만 어쨌든 최소실점으로 넥센 타선을 잘 막아내면서 역시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두산 불펜이 약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1이닝 정도는 더 끌고 갔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은 있다. 결국 제구가 안 되다보니 투구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다음 경기에선 이런 부분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나이트는 직구가 좋았다. 그런데 2회에 직구를 많이 살리지 못하고 변화구 승부를 많이 하다 안타를 허용하고 실점했다. 두산 타자들이 변화구 타이밍에 잘 대응했는데, 연속 4안타를 맞은 부분이 아쉽다. 나이트 역시 최소실점으로 버텨주면서 에이스의 몫은 충분히 해냈다.
● 불펜 투수들도 쾌투
양 팀 불펜투수들도 좋은 투구를 했다. 투수 교체 타이밍도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두산 홍상삼은 등판하자마자 연속 볼 2개를 던져 불안했지만, 이후 나름대로 자신감 있는 투구를 했다. 홍상삼에 이어 나온 윤명준도 좋은 공을 던졌다. 다만 정재훈이 9회 1사 2루서 등판했는데, 정재훈은 아직까지는 예전의 구위가 아니라는 점에서 차라리 윤명준으로 계속 가거나 이닝이 바뀔 때 편한 상황에서 정재훈으로 교체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두산은 약한 불펜이 약점으로 지적됐는데, 1차전에서 오현택을 쓰지도 않고 홍상삼, 윤명준이 나름대로 희망을 보여 패배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소득이 있었다.
넥센도 강윤구, 한현희가 잘 막아냈다. 8회 강윤구를 한 포인트 더 앞에 투입했으면 어땠을까 싶었지만, 한현희에게 좌타자 이종욱을 상대하도록 했다. 한현희가 이종욱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결과적으로 강윤구가 뒤이어 등판해 무실점으로 막아 성공했다고 본다. 손승락은 구위가 아주 좋았다. 그런데 이원석에게 볼카운트 1B-2S서 급하게 승부하다 안타를 맞았고, 정수빈에게도 큰 것을 잘 치는 타자가 아니라서 그런지 빠르게 승부하다 뼈아픈 동점 2루타를 맞았다. 컨디션도 좋고, 구위도 좋다보니 자신감이 너무 넘치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