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외국인투수 에스마일린 카리대(30·사진)는 아직 ‘경산밥’을 먹고 있다. 고국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몸을 만들고 있다. 삼성은 정규시즌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하지 못한 카리대를 왜 붙들고 있는 것일까.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이에 대해 “한국시리즈에서 활용할 수 있는지 마지막까지 기다려보겠다”고 밝혔다.
카리대는 7월 말 퇴출된 아네우리 로드리게스를 대신해 영입된 우완 투수다. 그러나 3경기(선발 1경기 포함)에 등판해 2.1이닝 7자책점(방어율 27.00)으로 부진했다. 테스트 당시 보여준 시속 150km대의 강속구는 사라지고 겨우 140km를 넘기는 수준이었다. 검진 결과 퇴출된 로드리게스처럼 팔꿈치에서 뼛조각이 발견됐다. 카리대는 이후 재활훈련을 하다 9월 25일 송도 SK 2군전에 팀의 4번째 투수로 등판해 구위를 점검하려고 했다. 그런데 하필 강습타구에 다리를 맞고 말았다. 이후 휴식을 취하다 최근 다시 몸을 만들고 있다.
연봉 12만달러에 카리대와 계약한 삼성은 한숨이 나올 법도 하다. 가장 답답한 이는 감독이다. 그러나 류 감독은 “앞으로 연습경기나 시뮬레이션게임에 등판시켜 구위를 테스트해보겠다”며 “직구 구위를 회복하면 한국시리즈에서 불펜으로 활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냥 돌려보내는 것보다 기다릴 때까지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류 감독은 “카리대는 실전에서 검증이 안 됐기 때문에 구위가 국내투수와 비슷한 수준이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국내투수를 넣고, 카리대를 돌려보낼 수밖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로선 카리대가 한국시리즈에서 필승조는 아니더라도 추격조로 1∼2이닝을 소화만 해줘도 감사한 상황이다. ‘미운오리’ 카리대가 마지막까지 기다리는 류 감독에게 보답할 수 있을까.